스페인, 이웃나라들 제한조치 잇따르자 "우리는 안전해" 반박
정부 대변인 "코로나19 대비 철저…의료시스템 수준도 높아"
존슨 영국 총리 "다른 나라서 2차감염 징후 있다면 단호히 행동해야"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스페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을 이유로 자국민에게 연일 여행 자제를 권고하며 통제에 나서자 스페인이 "우리는 안전하다"고 반박했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의 마리아 제수스 몬테로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국무회의 브리핑에서 "스페인은 바이러스와 감염확산에 잘 대비하고 준비태세를 강화한 안전한 여행지"라면서 스페인의 강점 중 하나가 의료시스템의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몬테로 대변인은 지역 보건당국이 초기에 감염 의심 사례를 포착해 신속하게 격리와 통제조치에 나서고 있다면서 스페인의 코로나19 상황 통제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페인은 한 달 전 코로나19에 따른 전국 봉쇄조치를 해제한 이후 최근 들어 재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카탈루냐와 아라곤 지방을 중심으로 매일 1천명에 가까운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름 휴가지로 스페인을 택하는 사람들이 많은 영국을 중심으로 스페인의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은 특히 지난 26일을 기해 스페인에서 입국하는 모든 사람에게 2주간 의무격리조치를 내렸다. 독일, 프랑스도 카탈루냐지방 등 스페인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지역을 정해 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있으며, 노르웨이도 스페인에서 입국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10일간 격리 조치를 의무화했다.
유럽의 이웃 나라들이 이처럼 자국 여행을 통제하기 시작하자 스페인 정부와 관광업계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프랑스에 이어 세계 제2의 관광대국인 스페인은 관련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12% 이상을 점하고, 전체 일자리의 13%를 차지한다. 따라서 이웃 나라들의 잇따른 여행 통제는 스페인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특히 스페인 정부가 우려하는 것은 영국의 14일 의무격리 조치다. 전통적으로 스페인은 영국인들이 휴가지로 가장 많이 선택하는 유럽 국가 중 하나다.
영국의 14일 의무격리 조치가 발표되자 독일에 본사를 둔 유럽 최대규모 여행사인 투이(TUI)가 영국발 스페인행 여행상품을 대거 취소하고 환불해주는 등 영국인들의 스페인 방문 중단이 현실화하고 있다.
스페인관광협회(CEHAT)에 따르면 영국의 14일 의무격리 조치 하나로 스페인 전체 관광업에 100억유로(14조원 상당)의 매출 감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전날 텔레친코 방송 인터뷰에서 영국의 조처가 "균형을 잃은 것"이라면서 영국보다 스페인이 대체로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더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외무장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외교 채널을 통해 영국에 의무격리 조치를 풀어달라고 계속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국은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 취한 조처로 후퇴는 없다는 입장이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잉글랜드 노팅엄을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른 나라들에서 2차 감염 징후가 있다면 신속하고 단호히 행동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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