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침상와병으로 신체활동제약 여성노인 자살시도위험 높다"

입력 2020-07-29 06:00
"낙상·침상와병으로 신체활동제약 여성노인 자살시도위험 높다"

타인 의존성이 우울감 유발…"독립적 생활지원 서비스 마련해야"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여성 노인이 낙상이나 침상 와병 등으로 인한 신체활동 제약을 경험하는 경우 자살 시도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임상역학연구소 정진영 교수팀은 2013년과 2017년 당시 65세 이상 남녀 노인 12만9천277명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을 자살 생각을 한 적이 없는 군(11만1천344명), 자살 시도 경험이 없는 자살생각군(1만7천487명, 이하 자살생각군), 자살시도군(446명)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최근 1년간 2회 이상 넘어지거나 떨어져서 다친 경험을 한 여성 노인은 자살 생각군의 경우 15.6%였으나 자살시도군은 31.4%로 두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반면 남성 노인의 경우 군간 차이가 1.7%포인트(자살생각군 13.1%, 자살시도군14.8%)에 그쳤다.

게다가 낙상은 여성 노인에게서 더 빈번히 발생했다. 지난 1년간 낙상을 경험한 노인은 연구 대상자 기준 남성 15.5%, 여성 24.4%로 확인됐다.

노인의 낙상은 수개월에서 수년간의 이동 장애를 초래할 수 있으며, 통증과 불편감을 동반한다. 낙상으로 인한 낮은 신체적 기능 수준은 낙상의 요인으로 다시 작용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한다.

신체활동을 제약하는 또 다른 요인인 침상 와병 경험도 여성 노인의 자살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0일 동안 10일 이상 온종일 누워서 보내야 했던 경험을 한 자살생각군과 자살시도군의 비율을 비교하면, 여성 노인의 경우 8.9%와 15.6%로 6.7%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남성 노인의 경우 군간 차이는 0.9%포인트(자살생각군 8.8%, 자살시도군 9.7%)였다.

우울감은 남녀 노인 모두에게 자살 시도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생각군과 자살시도군 남성 노인의 우울감 경험률은 각각 31.1%, 66.6%로 두배 가까이 차이 났다. 여성 노인의 경우도 34.2%, 75.8%였다.

스트레스도 우울감과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남성의 경우 자살생각군에서는 47.7%가, 자살시도군에서는 80.8%가 스트레스를 경험했다. 스트레스를 경험한 여성 자살생각군과 자살시도군도 각각 54.1%와 78.2%로 큰 차이가 났다.

정 교수는 "낙상은 노인이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데 저해요인이 되며, 가족 등 타인 의존성에 대한 심리적 부담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런 무능력이 우울감을 유발해 결국 자살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상활동 제한이 있는 노인에 대해 그들이 독립적인 일상활동을 하도록 돕는 공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8년 전체 자살 사망자 1만3천670명 중 26.3%인 2천593명이 노인이었다. 또 전체 인구 자살률은 10만명당 26.6명이었던 반면, 60대는 32.9명, 70대는 48.9명, 80대 이상에서는 69.8명까지 올라갔다.

이번 연구는 대한보건협회 학술지 '대한보건연구' 최근호에 실렸다.

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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