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수출시장 중국 의존도 높아져…코로나 속 상반기 33.8%
전문가들은 정부의 '반중국 자세' 강력 비판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브라질의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유명 민간 연구기관인 제툴리우 바르가스 재단(FGV)의 브라질경제연구소(Ibre) 자료를 인용, 코로나19 사태가 브라질 수출시장의 중국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브라질의 전체 수출액 1천17억 달러 가운데 중국이 33.8%를 차지했다. 2001년에 1.9%였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증가 속도를 짐작할 수 있다.
반면에 미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2001년 22.6%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9.9%로 축소됐고,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 비중은 25.4%에서 15.4%로 낮아졌다.
통상 전문가들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반(反)중국 자세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브라질수출협회(AEB)의 주제 아우구스투 지 카스트로 회장은 "미국과 무역 분쟁을 벌이는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면 브라질이 얻을 게 없다"면서 "친구는 친구, 거래는 거래"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정부가 미국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좋지만, 미국 일변도 외교 노선을 고수하는 것은 브라질에 손실을 초래할 뿐이라는 의미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셋째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은 지난 3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리트윗했다.
이에 브라질 주재 중국 대사는 "양국 우호 관계를 해치는 것이며 이로 인해 제기되는 모든 책임은 에두아르두 의원이 져야 한다"고 반발했고, 중국 대사관은 "에두아르두 의원은 국제적 안목도 상식도 갖추지 못한 인사이며 중국과 세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미국의 대변인이 되려 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극우 성향의 아브랑 베인트라우비 전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초 중국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이 벌어졌으며 중국이 자신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코로나19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중국 대사관은 브라질산 농산물 수입을 줄이겠다는 위협까지 하며 브라질 정부에 공식 입장을 촉구했고, 파장이 커지자 베인트라우비 장관은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당시 브라질의 농업단체들은 정치권과 정부가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농업단체 관계자들은 코로나19 때문에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브라질산 농축산물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을 대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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