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겨울철 카페 야외 히터설치 전면금지하기로
카페 한곳의 겨울 한 철 야외 히터, 아홉 가구 연간 전력소비량과 맞먹어
환경장관 "비정상적 관행 정당화될 수 없어"…업계 반발 예상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정부가 겨울철 야외 공공장소와 카페·레스토랑들의 실외 테이블에 난방기를 설치하는 것을 전면금지하기로 했다.
바바라 퐁필리 프랑스 환경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엘리제궁에서 총리 주재 환경 관계장관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카페와 레스토랑의 테라스 난방을 금지하기로 하고 유예기간을 두고 계도한 다음 내년 1월부터 이런 방식을 완전히 금지한다는 방침이다.
겨울철 카페의 야외 테라스에서 난방기 아래 앉아 담배를 피우며 커피와 와인을 즐기는 일은 파리 등 프랑스 대도시 거주자들과 관광객들의 '호사' 중 하나였다.
흡연자가 아니더라도 프랑스인들은 겨울에도 실내가 아닌 야외 테이블에서 바깥 풍경을 즐기며 차를 마시거나 식사하는 것을 유난히 좋아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은 에너지 효율이 극히 낮고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한다는 점에서 오래전부터 환경문제로 부상했다.
프랑스 환경단체 '네가와트'에 따르면 음식점이나 카페 한 곳의 겨울철 야외 난방기의 평균 에너지 소비량은 아홉 가구의 연간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다.
75㎡ 면적에 5개의 가스 난방기를 설치한 카페가 겨울 한 철에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은 13.7t으로, 이는 승용차 한 대가 지구 3바퀴에 해당하는 4만㎞를 주행한 것과 같다고 한다.
파리에만 이렇게 야외 난방을 하는 테라스가 1만2천5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퐁필리 장관은 도심의 카페와 레스토랑이 겨울철 야외 테이블에서 손님을 받으면서 난방장치를 가동하는 것을 "비정상적인 관행"이라면서 "정당화될 수 없는 에너지 소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여름에 기온이 30도라고 해서 야외에서 에어컨을 틀어놓을 수는 없는 것처럼 겨울에 기온이 0도라고 해서 야외에서 따뜻하게 커피를 마시겠다고 테라스에 난방을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정부의 야외 난방 금지 방침은 요식업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최근 몇 년 사이 환경단체들의 거센 요구에 프랑스의 일부 도시들이 야외 테라스 난방 금지를 조례로 규정했지만,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카페와 레스토랑의 겨울철 매출 급감 우려에 따라 야외 테라스 난방 허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 온실가스 저감과 친환경 경제 전환 추가 대책으로 야외 난방 금지 외에도 주택 단열기준 강화, 신축 주택의 석탄·석유 난방장치 설치 금지 등의 방안도 내놨다.
아울러 알자스 지방과 솜-피카르디 지방 등에 대규모 녹지 자연공원 지정도 확대하기로 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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