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진압에 '군인같은 연방요원' 투입은 트럼프 '대선 전략'

입력 2020-07-24 16:15
수정 2020-07-24 19:19
시위진압에 '군인같은 연방요원' 투입은 트럼프 '대선 전략'

가디언 "민주당 도시에 투입…'무법천지'처럼 보이면 트럼프에 유리"

트럼프, 최대 7만5천명 연방요원 투입 시사…전체 75%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위 진압을 명분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이 민주당 소속이고 소수인종이 많이 사는 도시에 연방요원을 투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쟁터 군인처럼 위장복을 입은 연방요원이 시위대를 진압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줌으로써 요원이 투입된 도시는 '무법천지'로, 요원에 맞서는 시위대는 '미국의 적'으로 인식되게끔 한다는 것이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이것이 유용한 '대선 전략'이 된다는 해석이다.

◇ 민주당 장악 도시가 '무정부 상태 무법천지'로 비치게 해

영국 일간 가디언은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요원 투입 결정'은 '폭력적인 볼거리'에 대한 갈망으로밖에 설명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격화하면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과거 인사들의 동상이 훼손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동상을 훼손할 시 '최대한도로 처벌'한다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후 국토안보부(DHS) 주도 아래 연방 사법기관 요원들이 시위현장에 투입됐다.

포틀랜드에서는 연방요원들이 시위대를 '무차별 체포'했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가디언은 "전장의 군인과 같은 위장복을 입은 연방요원은 미국의 적을 제압하는 군인처럼 보인다"면서 "이런 연방요원의 모습은 상황을 진정시키기보다는 격앙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이 운영하고 소수인종이 많이 사는 도시들이 '평화롭고 번영한 대도시'로 보이는 것보다는 '무정부 상태의 무법천지'로 비치는 게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훨씬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또 "외적과 내부 반대세력을 상대할 때 똑같이 위장복을 입은 병력을 보내면 내부 반대세력이 외적만큼 국가에 위험하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군인 같은 위장복의 연방요원이 미국의 적 제압하는 듯 연출

가디언은 시위를 진압하는 연방요원을 적에 맞서는 군인처럼 보이게 하는 행위를 '연극'이라고 표현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연극의 '진짜 관객'은 TV로 상황을 지켜보는 국민임을 잘 아는 지도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멀리 떨어진 도시의 한정된 공간서 벌어지는 시위와 폭력행위도 TV로 끊임없이 반복해서 보게 되면 '나라가 극좌파시즘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여기게 된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군인과 지도자에 맞서는 것이 국가에 맞서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겨진다는 걸 안다"면서 그가 2018년 중간선거 때도 '멕시코와 국경에 캐러밴 이민자들이 침략해온다'고 하면서 국경에 연방군을 배치하는 식으로 지금과 비슷한 전략을 쓴 바 있다고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도시들이 요청한다면 최대 7만5천명의 연방요원을 시위진압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2016년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연방 사법기관 소속 요원은 약 10만명으로 7만5천명이면 전체 연방요원의 75%에 해당한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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