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최고 악명 '연쇄살인범' 시신, 전시 60여년만에 한 줌 재로

입력 2020-07-24 13:08
태국 최고 악명 '연쇄살인범' 시신, 전시 60여년만에 한 줌 재로

"아동 7명 살해하고 장기 먹어" 당시 수사 결과에 의구심 잇따라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에서 60년 넘게 박물관에서 미라 형태로 전시됐던 '연쇄살인범'의 시신이 화장됐다.

24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태국 역사상 가장 악명높은 연쇄살인범으로 알려진 시 퀘이의 시신이 전날 방콕 북서부 논타부리시의 한 사원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한 줌 재로 변했다.

장례식에는 시 퀘이가 체포되기 전 노동자로 일했던 지역의 주민들과 1984년 시 퀘이의 이야기를 다룬 TV 드라마에서 그의 역을 맡았던 배우도 참석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시 퀘이의 유해가 사원에 보관될지, 아니면 다른 곳에 뿌려질지는 교정국이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이민자인 시 퀘이는 1954년부터 1958년까지 태국 방콕과 라용, 나콘빠톰 등지에서 7명의 아이를 살해하고 그들의 장기를 꺼내 먹은 혐의로 체포돼 이듬해 총살형을 당했다.

충격적인 범죄 행각 때문에 그는 태국 부모들이 아이들을 혼내거나 어를 때 자주 사용하는 이름이 됐고, 많은 영화나 TV 드라마에서도 다뤄졌다.

시 퀘이의 시신은 미라 형태로 시리랏 병원의 법의학 박물관에 '인육을 먹는 사람'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최근까지 60년 넘게 전시됐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시 퀘이가 당시 법원에서 한 진술과 범행이 발생한 시간대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경찰 수사에 대한 물음표가 제기됐다.

또 수사 기록에는 시 퀘이가 살해했다는 아동 시신 3구에서 사라진 장기는 없는 것으로 나타나 그가 아동의 장기를 먹었다고 자백했다는 경찰 발표의 신빙성에도 의구심이 일었다.

이 때문에 일련의 살인 사건으로 중국인에 대해 여론이 악화한 상태에서 그가 희생양이 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부터 인간적 존엄을 위해 미라 전시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시 퀘이를 위한 적절한 장례식을 치러줘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도 진행되면서 시신 처리에 관심이 집중됐었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