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플로리다 전당대회 취소는 재선가도 난항 상징"

입력 2020-07-24 12:02
"트럼프 플로리다 전당대회 취소는 재선가도 난항 상징"

NYT "소수와 논의해 하루 새 결정…선거자금 모금에도 악영향"

WP "트럼프, 현실에 굴복해 플로리다 전당대회 취소"…정치적 타격 전망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플로리다주 전당대회 취소 결정은 재선 가도가 난항에 빠졌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로 이미 지지율이 떨어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당대회 취소는 또 한 번 정치적 타격을 안길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대규모 전당대회를 열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면서 다음 달 24~27일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개최할 계획이던 공화당 전당대회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미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이날 400만명을 넘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당대회 취소가 "트럼프 대통령 재선 가도가 난항에 빠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전당대회 취소가 발표 직전 하루 사이 결정됐다며 "소수의 측근 간에만 논의가 이뤄져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사람 일부는 기자회견을 보고서야 취소 사실을 알았다"고도 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까지 전당대회 강행을 주장해왔다며 "3주 전만 해도 코로나19가 '그냥 사라질 것'이라고 (사태를) 축소해온 대통령이 (이날은) 갑자기 '공중보건상 우려'에 초점을 맞췄다"고 꼬집었다.

플로리다주는 '경합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플로리다주 노년층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데, 이들은 코로나19 취약군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당대회를 취소함으로써 '공중보건을 걱정하는 모습'을 강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당대회 취소는 선거자금 모금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NYT에 따르면 공화당은 잭슨빌 전당대회에서 2억달러(약 2천400억원) 기부 약정을 받아둔 상태인데 대회가 취소되면서 일부는 기부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 기부자 중 한 명인 댄 에버하트는 NYT에 "많은 기부자가 전당대회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 기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당대회 취소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라는 현실적 위협에 명백히 굴복했다"고 평가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보다 진지하고 현실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도 지나치게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왔는데 (전당대회 취소는) 이와 반대된다"면서 "그가 갈망하던 전당대회를 취소한 것은 이전과 달리 현실을 직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플로리다주 잭슨빌 전당대회가 취소되면서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예정된 공식 후보지명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도 안갯속에 놓이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샬럿에서 공식 후보지명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은 부연하지 않았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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