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쁘지만 메이저리그 개막전 시청"…북한 불쑥 거론

입력 2020-07-24 11:15
수정 2020-07-24 11:18
트럼프 "바쁘지만 메이저리그 개막전 시청"…북한 불쑥 거론

백악관 '깜짝이벤트' 도중 "중국, 러시아, 북한 문제 등으로 바빴다"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개막전 시청을 언급하던 중 북한을 불쑥 거론했다.

경제정상화 드라이브와 맞물려 MLB 개막을 기념하기 위해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가진 '깜짝 이벤트' 와중에서다. 바쁜 일정에도 일부라도 개막전을 시청하겠다면서 나온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 뉴욕 양키스의 개막전에 맞춰 전설의 마무리투수인 양키스 출신 마리아노 리베라와 리틀리그 선수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행사는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이 끝난 뒤 열렸다.

백악관 풀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밤 경기를 시청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할 수 있다면 보려고 한다. 나는 적어도 일부라도 시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중국, 러시아, 북한, 그리고 약 30개국에 달하는 다른 나라들 문제로 꽤 바빴다"며 "그러나 나는 틀림없이 조금이라도 시청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부연하진 않았지만, 당면한 외교현안으로 중국, 러시아와 함께 북한을 적시한 것이다.

북한 문제가 트럼프 행정부가 주력해온 대표적 외교분야 중 하나라는 점에서 원론적 차원일 수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북미 비핵화 협상이 장기 교착상태에 직면한 가운데 최근 3차 북미정상회담 카드가 미 조야에서 거론되는 상황 등과 맞물려 관심을 모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한 인터뷰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 관련 질문에 도움이 된다면 회담할 것이라고 긍정적 답변을 내놓은 바 있다.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비핵화 진전'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하며 대선 전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문을 완전히 닫아두지는 않은 상태이다.

미 조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목전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 카드를 띄우면서 '10월의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가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NG·中文) 3차 북미정상회담 모락모락…지금부터가 중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야기를 하던 도중 북한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불쑥 거론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그는 지난 5월18일 '보좌관 갑질' 의혹 및 이를 조사하던 감찰관에 대한 보복성 경질 논란에 휩싸인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과 협상 중이라 바빠서 '개 산책 심부름'을 시켰을 수 있다는 식으로 언급한 바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 스캔들' 국면이었던 지난해 10월 9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가 완벽했다고 주장하며 다른 정상들과의 통화를 언급하던 와중 "김정은과 통화를 한다"고 했고, 11월 8일에도 비슷한 맥락에서 김 위원장과의 통화를 또 꺼냈다. 다만 북미 정상의 직통 전화 여부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자유의 메달'을 받았던 리베라는 이날 코로나19 브리핑장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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