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5G 사업 화웨이 참여 문제로 미·중 사이에서 고심
통신장관 "내년에 처리할 안건"…최종 입장 미루는 듯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가 5세대 이동통신(5G) 구축 사업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참여를 허용할 것인지 문제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간) 국영 뉴스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에 따르면 파비우 파리아 브라질 통신부 장관은 전날 5G 기술 관련 안건을 내년으로 넘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파리아 장관은 "5G는 원격 의료와 수술, 자율주행 차량 등을 현실화할 것"이라면서 "단순히 인터넷 환경의 변화뿐 아니라 시민의 삶을 바꿀 것이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G 사업을 위해 외부 투자가 대규모로 이뤄질 것인 만큼 결정에 신중하겠다고 강조, 화웨이 문제와 관련한 결정을 내년으로 미루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 3월 5G 사업자 선정을 위한 국제입찰에 화웨이 참여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브라질 주재 토드 채프먼 미국 대사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를 통해 브라질 정부와 통신업체들이 에릭슨이나 노키아의 5G 장비를 구매하는 것을 조건으로 금융지원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프먼 대사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대응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말 설치한 국제개발금융공사(IDFC)를 통해 금융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프먼 대사는 화웨이가 브라질 통신업체에 5G 장비를 공급하면 미국과 브라질 간의 민감한 정보가 유출되고 지적 재산권이 침해받을 수 있다면서 브라질 정부가 화웨이의 진출을 허용하면 다른 외국기업들의 투자를 막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
이에 대해 화웨이는 브라질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면 5G 구축이 수년간 지연되고 비용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압박성 발언을 내놨다.
화웨이의 마르셀로 모타 사이버보안 책임자는 지난 7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화웨이 장비가 중국 당국의 도청에 취약하다는 미국의 비난은 근거가 없다면서 브라질 이동통신망의 상당 부분에서 화웨이 장비가 사용되는 현 상황에서 설비 공급자를 바꾸는 것은 괜한 말썽을 일으키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브라질 정부는 내년 말부터 2022년 초 사이에 시험단계를 거쳐 2022년 중 본격적인 5G 구축에 나설 계획으로, 장비공급 업체는 올해 말 국제입찰을 통해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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