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코로나 확진자 한국 2배…아베, 경제 살린다며 느슨한 방역
역"신중하게 경제활동 재개한다는 방침 변화 없다"…여행 장려 정책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한국의 2배를 넘었다.
일본의 확진자 증가 속도는 긴급사태가 선언돼 있던 때보다 빨라졌음에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은 경제 살리기와 방역을 병행하겠다며 느슨한 대응을 하고 있다.
23일 NHK의 집계를 보면 일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공항 검역에서 파악된 이들을 포함해 전날 오후 2만7천982명에 달해 같은 날 0시 기준 한국의 누적 확진자(해외유입 포함) 1만3천879명의 두배를 살짝 웃돌았다.
22일 하루 동안 일본에서는 확진자가 795명 늘어 올해 4월 11일 세운 최다기록(720명)을 경신했다.
일본의 확진자는 최근 1주일 사이에 4천명 넘게 늘었다.
앞서 감염 확산이 가장 빨랐던 4월 초·중순에는 1주일에 3천명대 수준으로 확진자가 늘었는데 그보다 더 심각한 상황인 셈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방역 대책은 오히려 약해졌다.
긴급사태를 다시 선포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며 내수를 활성화하겠다면 국내 여행 비용을 보전해주는 '고투 트래블'(Go To Travel)이라는 정책을 실시 중이다.
이와 관련해 아베 총리는 "감염 예방을 철저히 한다. 국민 여러분의 협력을 받으면서 신중하게 경제활동을 재개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22일 말했다.
경제 활동을 정상화하면서 코로나19 확산도 막겠다는 구상이지만 확진자 증가 추이를 보면 경기 부양을 위해 방역 대책을 크게 양보한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의 위험성을 충분히 경고하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대책에 관한 조언을 얻기 위해 의료 전문가 등으로 구성한 코로나19 분과회는 22일 "현재는 완만한 증가 경향"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당국에 보고된 날짜가 아닌 증상이 나타난 시점을 기준으로 확진자 추이를 살펴보면 긴급사태를 선언한 4월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이 불충분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베 정권이 정한 '방역과 경제 양립' 원칙에 맞춰 제언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분과회 회장인 오미 시게루(尾身茂) 지역의료기능추진기구 이사장은 "감염 확산방지라는 관점에서만 생각한다면 전과 마찬가지로 자숙(외출·경제활동 자제 등을 의미함) 등을 하면 틀림없이 지금 방법보다 단시간에 감염 확산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은 23일 전했다.
그는 "하지만 사회경제와 감염 방지를 양립한다는 대명제가 지금 있다"고 덧붙였다.
아베 정권은 경제 상황 악화로 불만이 고조할 것을 우려해 감염이 다소 확산하더라도 이를 감수하고 경기 부양을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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