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동성애자 정치권 진출 활발…지방선거 430여명 출마예정

입력 2020-07-23 04:13
브라질 동성애자 정치권 진출 활발…지방선거 430여명 출마예정

올해 역대 최대 규모…상당수가 좌파성향 정당 소속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동성애자들의 정치권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오는 11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동성애자 후보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간) 브라질 동성애자 단체인 '전국 LGBTI+ 동맹'에 따르면 올해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동성애자는 지금까지 435명으로 파악됐다.

2016년 지방선거 때의 215명과 비교하면 배 이상 증가한 것이며, 후보 등록까지 시간이 남아 있어 출마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동성애 출마자 가운데 14명은 강경 좌파, 213명은 좌파, 118명은 중도좌파 성향의 정당 소속이다. 이밖에 56명은 중도, 15명은 우파, 9명은 중도우파, 5명은 극우 성향 정당이며, 나머지 5명은 정치적 성향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있다.

'전국 LGBTI+ 동맹'은 한 명이라도 많은 당선자를 내기 위해 출마자들을 상대로 선거전략을 조언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단체의 토니 헤이스 대표는 "정치권에서 대표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출마자들이 동성애자의 권익뿐 아니라 보건·교육 등 보편적인 의제에 관해 뚜렷한 정치적 인식을 갖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지방선거 일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에 10월에서 11월로 한 달 연기됐다.

지방선거 1차 투표는 11월 15일 이뤄진다. 시장·부시장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같은 달 29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한편, 코로나19 때문에 해마다 상파울루시에서 열리는 동성애 축제가 올해는 취소됐다.

상파울루 동성애 축제는 6월 14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온라인 행사와 조명 공연으로 대체됐다.

상파울루 동성애 축제는 1997년에 처음 열린 이래 규모가 갈수록 확대됐다. 첫 행사 당시 2천 명이었던 참가자 수는 10년 만인 2007년 350만 명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지금은 상파울루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캐나다 토론토 등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동성애자 축제가 열리는 도시가 됐다.

상파울루시 관광공사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해 동성애 축제에는 65만1천여명의 관광객을 포함해 300만명 이상 참여했으며 경제적 효과는 4억300만 헤알(약 933억 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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