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D-100] 트럼프 또 이변 만들까…현재 여론은 바이든 우세

입력 2020-07-23 08:00
수정 2020-07-23 16:00
[미 대선 D-100] 트럼프 또 이변 만들까…현재 여론은 바이든 우세

전국 여론조사 바이든이 트럼프 8∼9%P 앞서

경합주 표심·코로나19 대응·경기 반등·돌출 악재 등 변수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오는 26일(현지시간)로 100일을 남겨놓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결이 뜨거워지고 있다.

현재 판세는 바이든 쪽으로 조금씩 기울지만, 남은 기간 어떤 사안이 돌출할지 알 수 없고 2016년 대선도 예상 밖 결과를 낳아 섣부른 예측은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 여론조사 트럼프 밀려…격차 벌리는 바이든

22일 현재 리얼클리어폴리틱스 분석에 따르면 최근 한 달(6월27일∼7월15일)간 전국 9개 여론조사 평균에서 바이든(49.3%)은 트럼프(40.7%)를 8.6%포인트 앞섰다.

워싱턴포스트(WP)와 NBC 방송이 19일 공개한 조사는 바이든 55%, 트럼프 40%로 격차가 더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승리의 발판이 됐던 승부처인 경합주에서도 밀리고 있어 이대로 대선까지 가면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CNBC가 15일 발표한 애리조나, 플로리다,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6개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49%)은 트럼프(43%)를 따돌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에도 여론조사에서 밀렸지만 대이변을 연출했었다.

그는 판세를 뒤집기 위해 강점에 집중한 차별화 전략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히스패닉보다 전통적 공화당 지지층인 백인을 결집하는 전략이다.

이는 1992년 대선 이후 공화당이 이긴 적 없는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 지대)의 저학력 백인 노동자들이 트럼프를 지지하고 주요 경합주도 차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에도 경합주와 러스트 벨트의 표심은 승패를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 4년 전과 닮은 꼴 다른 꼴…'샤이 트럼프'·'바이든 50%대 지지율'

4년 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후보를 앞섰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를 놓고 트럼프 지지층인 저학력 백인의 대표성은 과소평가된 반면 클린턴 지지층인 흑인·이민자의 대표성은 과대평가된 것 아니냐는 견해가 제기됐다.

침묵하는 트럼프 지지층 '샤이 트럼프'의 힘이 간과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번에도 바이든이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지지층은 충성도가 높아 막판 결집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바이든의 '50%대 지지율'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CNN은 클린턴이 50%를 넘지는 못했다면서 바이든의 기록은 중요한 이정표라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상대가 대표적 기성 정치인인 점도 4년 전과 비슷하다.

그는 워싱턴 정가를 향해 '오물 청소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클린턴은 국무장관 때 공문서를 사설 이메일로 주고받은 의혹으로 신뢰성에 타격을 입었고 '고액 비공개 월가 강연'도 드러나 기득권 이미지가 부각됐다.

트럼프는 최근 지지율 격차가 커지자 바이든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 간 부통령을 지내면서 많은 실책을 했다며 과거를 '소환'하는 사례가 늘었다.

14일 홍콩·중국 문제로 연 기자회견에선 상당 부분을 바이든 공격에 할애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인 칼 로브는 폭스뉴스에 "트럼프는 민주당 상대를 공격하는 데 시간을 덜 썼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대선에서 '아웃사이더' 트럼프는 도덕성 등 논란에도 불구, 신선한 느낌을 주며 인기몰이를 했지만 이번엔 현직으로 국정 능력을 검증받는다는 점도 당시와 다르다.

그는 최근 선거대책본부장을 전격 교체했다. 4년 전에도 캠프 지도부를 교체하고 승리한 바 있는 그의 승부수가 이번에도 통할지 관심을 끈다.

바이든의 경우 경선 경쟁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조기에 패배를 인정한 뒤 공약 개발에 함께 나서며 힘을 실어준 것은 힐러리와 샌더스가 반목한 2016년 민주당 풍경과 다른 양상이다.



◇ 막판 메가톤급 변수 나올까

새로운 의혹 등 돌발 변수는 막판 판세를 흔들 수 있다.

트럼프는 등을 돌린 각료나 측근의 의혹 제기가 위험요인이다. 최근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조카딸 메리 트럼프 등의 폭로성 책이 타격을 입혔다.

바이든은 부통령 때 아들 헌터가 우크라이나 회사 임원으로 채용돼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이 거론된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번진 인종차별 항의 시위의 여파도 관심이다. 대선까지 이어지면 '인종 대결' 양상이 전개될 수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경제 흐름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분열 조장 등 리더십 부재와 함께 요즘은 코로나19 대처 미흡으로 지적받는다.

그는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치적으로 내세웠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경제의 반등 여부도 관심이다.

그는 발병 확산 우려에도 경제 재개를 밀어붙였지만 최근 환자가 급증, 책임론까지 불거졌다.

민주당 선거전략가 폴 베갈라는 '자충수'에 주목, 잦은 행사와 트윗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다며 "뉴스 사이클을 지배하는 건 중요하다"면서도 "지금 트럼프의 어려움은 무능력으로 뉴스를 지배한다는 것"이라고 짚었다고 미 공영라디오 NPR은 전했다.

투표율이 낮은 젊은 층과 유색 인종의 투표를 높여 민주당에 유리하다고 평가되는 우편투표가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확대될지 여부도 변수로 꼽힌다.



◇ 향후 일정은…'코로나 시대' 온·오프라인 전당대회·TV토론

민주당은 내달 17∼20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공화당은 그 다음주인 24∼27일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각각 전당대회를 열고 대선 후보 지명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전당대회 규모가 축소되는 등 과거와 다른 형태로 진행된다.

공화당은 나흘 간의 일정 중 24∼26일 사흘 동안에는 참석 대상을 약 2천500명의 정규 대의원만으로 제한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참여해 후보수락 연설을 하는 마지막 날에는 대의원이 손님 1명을 데려올 수 있고 정규 대의원을 대리해 참여하는 대의원도 입장해 약 6천∼7천명이 참석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공화당과 달리 대의원들이 모여 투표하는 오프라인 행사를 하지 않고, 대의원 공개 투표 대신 위성 생중계로 전국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행사를 열 계획이다.

미 대선후보토론위원회(CPD)가 발표한 일정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은 9월 29일(인디애나주), 10월 15일(플로리다주), 10월 22일(테네시주) 등 전국적으로 전파를 타게 될 3차례의 TV 토론을 통해 맞대결하며 유권자의 검증대에 오른다.

10월 7일에는 유타주에서 부통령 후보 간 TV 토론이 진행된다.

이어 결전의 날인 11월 3일 50개주와 워싱턴DC에서 선출된 538명의 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는 쪽이 최종 승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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