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아메리카' 외치더니…트럼프호텔·골프장, 중국산 '애용'

입력 2020-07-22 11:31
'바이 아메리카' 외치더니…트럼프호텔·골프장, 중국산 '애용'

CNN "작년 9월 이후 중국서 최소 8t 구입…대중국 기조와 모순"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겨냥해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 소유 기업들은 중국산 제품을 수입하고 있다고 CNN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세정보 추적업체 '임포트지니어스'(ImportGenius)가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기업들은 지난해 9월 이후로 중국산 제품을 8t 이상 사들였다.

대통령직에 취임한 이후에는 기업 운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지만, 여전히 소유권을 갖고 있다.

불과 두 달 전에는 로스앤젤레스(LA)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이 중국 상하이로부터 2t 분량의 장식장을 수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책임론과 관련해 "전세계적 대규모 살상을 저질렀다"며 중국을 거세게 공격하기 이틀 전이다.

지난해 가을에는 뉴욕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이 최소 6t 분량의 중국산 탁자를 수입했다.

탁자가 호텔에 배달된 당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아주 잘하고 있다"는 '자화자찬' 트윗을 올렸다고 CNN은 꼬집었다.

이러한 행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중국 강경기조와 어긋난다고 CNN은 지적했다.

겉으로는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를 내세워 미국산 제품을 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뒤로는 자신의 부동산을 꾸미는데 중국산 제품을 활용하는 이중적인 태도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4월 연방기관의 미국산 구매를 장려하는 일명 '미국산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자'(Buy American, Hire American)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지난해 1월엔 공공인프라 프로젝트에 미국산 제품을 우선 사용하는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행정명령도 내놨다.

최근 윌리엄 바 법무장관도 "월트 디즈니와 애플 등 주요 미국 기업이 중국의 노리개가 됐다"면서 미국 재계의 대중국 비즈니스를 비난한 바 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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