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약으로 난청 치료(?)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골밀도를 개선하는 골다공증 치료제인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가 난청(hearing loss)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학 매사추세츠 안이과병원(Massachusetts Eye and Ear Infirmary) 이비인후과 전문의 콘스탄티나 스탄코비치 교수 연구팀은 비스포스포네이트가 난청을 유발하는 내이(內耳) 달팽이관 청신경 세포의 소리 전달 시스템 손상을 복구한다는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21일 보도했다.
비스포스포네이트는 소리의 진동을 감지하는 달팽이관의 유모세포(hair cell)와 이를 뇌에 전달하는 나선 신경절 세포(Spiral ganglion cell) 사이의 신호전달을 담당하는 시냅스가 손상되었을 때 손상된 시냅스를 재생하는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생쥐 모델 실험 결과 밝혀졌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생쥐를 24시간 소음에 노출시켜 이 시냅스를 손상시킨 뒤 비스포스포네이트를 투여하자 놀랍게도 손상된 시냅스가 재생되면서 달팽이관의 기능이 회복됐다.
이는 일부 난청 환자가 골다공증 치료를 위해 비스포스포네이트를 복용한 후 난청이 개선되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앞서 연구에서 골세포에서 분비되는 골 형성 조절 물질인 오스테오프로테제린(osteoprotegerin)이 달팽이관의 신경세포에서 대량 생산돼 신경세포를 보호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비스포스포네이트가 달팽이관 시냅스 손상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이 같은 실험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난청 환자들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필요하겠지만 이 연구 결과가 현재로서는 돌이킬 방법이 없는 난청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의 등장으로 이어지기를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은 난청 치료제는 없다.
난청에는 외이, 고막, 중이 등 전음 기관의 장애로 음파의 전달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전음성 난청(conductive hearing loss)과 달팽이관의 청각 세포에서 뇌의 청각을 담당하는 청각 피질까지의 신경 경로에 이상이 생겨 청력이 저하되는 감각신경성 난청(sensorineural hearing loss)이 있다.
이번 연구 대상은 감각신경성 난청이다.
이 연구 결과는 '첨단 분자신경과학'(Frontiers in Molecular Neuro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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