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 균종 함유' 프로바이오틱스, 실제는 1개 균종 함량이 88%
소비자원, 15개 제품 조사…"최소 함량·표시 기준 필요"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유산균 증식, 유해균 억제 등의 효과가 있어 최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건강기능식품인 '프로바이오틱스' 제품들이 전반적으로 안전성과 균수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3종 이상 균을 함유했다고 표시한 제품들 대부분이 사실은 1∼2종 균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22일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프로바이오틱스 15개 제품을 대상으로 품질과 안전성 등을 시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제품의 프로바이오틱스 균수는 평균 200억 CFU 수준으로 관련 기준(생균 기준 1억 CFU/g 이상)에 적합했고 대장균군이나 이물질 등도 검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 제품이 함유한 균종(균의 종류)은 대부분 1∼2종에 치우친 것으로 나타났다.
19개 균종을 함유하고 있다고 표시한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19' 제품(판매원 종근당. 이하 판매원)의 경우 '락토커코스 락티스'라는 균종 1개 함유량이 88%를 차지했고 '비피도박테리엄 롱검' 균종은 극소량 첨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광동 장 건강엔 생유산균' 제품(광동제약) 역시 13개 균종이 들어있었지만, 이 중 '비피도박테리엄 비피덤' 균종 함유량은 극소량에 그쳤다.
현재는 프로바이오틱스 19개 균종을 모두 합한 총 균수 기준만 있을 뿐 개별 균종에 대한 표시나 함량 기준은 없다.
소비자원은 "대다수 소비자는 프로바이오틱스 균종 수가 많을수록 효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대부분 제품이 대표균 1∼2종에 편중돼 있어 최소 함량 기준과 표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프로바이오틱스는 질환이 있거나 의약품을 복용할 때는 전문가와 상담할 것 등 섭취 시 주의사항을 표시해야 하지만 '재로우 도필러스 이피에스' 제품(쿠팡주식회사)은 주의사항을 표시하지 않았다.
이밖에 '듀오락 온가족 유산균'(쎌바이오텍), '유산균의 힘'(고려은단헬스케어),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19' 제품은 최종 판매 제품에 들어있는 균수보다 많은 균수를 표시할 수 있는 제조 시 투입균수도 함께 표기해 소비자가 실제 섭취하는 균의 양을 오인하게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제품 가격은 1일 섭취량 기준으로 217∼1천533원으로 최대 7배 이상 차이가 났다.
소비자원은 품질과 표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 업체들이 권고에 따라 자율 개선을 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프로바이오틱스 균종과 균종에 따른 균수 가이드라인·표시 기준 마련을 건의할 예정이다.
zitro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