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한국서 철수명령한 적 없어…병력최적화 계속 검토"(종합3보)

입력 2020-07-22 08:57
수정 2020-07-22 11:23
美국방 "한국서 철수명령한 적 없어…병력최적화 계속 검토"(종합3보)

'역동적 전략전개' 거론 "순환배치 더 추구…더 큰 전략적 유연성 제공"

전세계 병력태세 검토 맞물려 '방위비 압박' 감축카드 현실화도 가능

국방부 대변인도 감축론 관련 즉답 피해…순환배치 활성화 언급도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임주영 특파원 =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21일(현지시간) 주한미군 감축설과 관련, "한반도에서 병력을 철수하라는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면서도 병력의 최적화를 위한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전략적 유연성'을 내세워 '더 많은 순환배치' 추진 입장을 내비쳤다.

미국 국방부가 지난 3월 백악관에 주한미군 감축 옵션을 제시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지난 17일 보도 이후 국방수장이 관련 보도에 대해 공식 언급을 내놓은 것은 처음으로, 주한미군 감축설의 현실화 가능성과 맞물려 주목된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영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화상 세미나에서 최근 언론에 보도된 주한미군 감축 및 철수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취임했을 때 '국가국방전략'(NDS)을 시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며 "그것의 핵심은 모든 지역의 전투 사령부를 살펴보고 NDS를 수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부여받은 역내 임무를 수행하도록 최적화된 상태로 배치됐는지를 확실히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우리는 모든 전구(戰區·theater)에서 우리가 병력을 최적화하고 있는지를 확실히 하기 위해 모든 사령부에서 조정을 계속 검토할 것"이라며 전 세계에서 미군 주둔·배치에 대한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의 언급은 현 시점에서는 철수나 감축 관련 지시가 이뤄진 것이 없다면서도 전세계 미군 배치의 최적화를 위한 조정은 계속 검토한다는 입장을 확인한 것이어서 향후 감축 가능성 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AP통신은 국방부가 한국과 전세계에 주둔해있는 미군에 대한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에스퍼 장관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에스퍼 장관은 특히 "우리는 역동적인 전력 전개(Dynamic Force Employment)와 같은 추가적인 개념, 새로운 개념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나는 전구들에서 더 많은 순환 병력 배치를 계속 추구하고 싶다"며 "왜냐하면 그것은 미국이 전 세계의 도전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더 큰 전략적 유연성을 우리에게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의 '더 많은 순환 배치' 추구 발언과 관련, 조너선 호프먼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시아와 유럽에서 순환 병력을 더 활용하는 쪽으로 전환하는 것의 목적은 계속 한 나라에 상주하는 대신, 전진 배치된 병력의 일부를 제거하는 한편 병력들로 하여금 다양한 많은 지역에서 추가 동맹국들과 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순환 배치 활성화가 미군에 유연성을 부여하고 예측 불가능성을 좀 더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마크 밀리 합참의장도 지난 17일 한국을 비롯한 해외 주둔 미군 순환배치를 거론하면서 "우리는 병력을 아주 빈번히 순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국 국방당국이 순환배치의 중요성을 언급함에 따라 당장 순환배치 중단 형태로 주한미군 감축이 이뤄질 가능성은 작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유연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내세운 '더 많은, 더 잦은 순환 배치'가 향후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주한미군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관련성을 갖게 될지 주목된다.

호프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주한미군 감축설에 대한 질문에 전세계 병력 태세 검토 입장을 재확인, 이러한 검토 작업을 동맹들과 함께 해 나갈 것이라면서 이러한 병력 태세 검토가 주한미군 감축으로 이어질 것인지, 감축 문제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연계될지 등에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또한 전세계 병력 태세에 대한 검토 작업과 관련, 향후 권고안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측의 이날 발언을 두고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표류하는 가운데 미국의 전세계 병력 태세 검토 작업과 맞물려 주한미군 감축 카드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에스퍼 장관은 국방부가 17일 배포한 '국가국방전략(NDS) 이행:1년의 성취'라는 자료에서도 "각각의 전투사령부가 작전 공간을 최적화하기 위해 기존 임무와 태세를 통합하고 축소하는 백지상태의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몇 달 내에 인도·태평양사령부, 북부사령부, 수송사령부와도 검토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한미군 감축설과 관련, 현재 의회를 비롯해 미 조야에서 반대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으나 최대 변수는 재선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에스퍼 장관은 이날 화상 세미나에서 중국과의 관계와 관련,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을 비난하면서도 상호 관심 분야를 논의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중국을 방문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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