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우크라 등 해군, 흑해서 연례 연합해상훈련…러시아 겨냥
"군함 20척, 병력 2천명 참가"…러시아 "흑해 상황 예의주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미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가들과 옛 소련국가 우크라이나가 20일(현지시간)부터 흑해에서 연례 연합 해상훈련인 '시 브리즈 2020'(Sea Breeze 2020)를 실시한다고 우크라이나 해군이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해군 사령관 알렉세이 네이쥬파파는 이날 "오늘부터 흑해 북서부 해역에서 시 브리즈 훈련을 시작한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을 고려해 (군대 간) 접촉이 없이 첨단기술 장비 등을 이용해 훈련을 실시한다"고 전했다.
그는 훈련 기간도 7일로 예년보다 단축됐다고 전하면서 "주요 훈련 목적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흑해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브리즈 훈련 참가를 위해 전날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무장한 미 해군 구축함 '포터'가 흑해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에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외에 불가리아,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스페인, 프랑스, 터키, 노르웨이, 루마니아 등 모두 9개국이 참가한다.
각국의 군함 20척, 공군기 19대, 병력 2천여명이 투입되며, 대공·대함 방어 훈련과 조난 선박 구조 훈련 등이 실시될 것으로 전해졌다.
훈련을 주도하는 미 해군 6함대 사령부는 "미국과 나토 등은 흑해의 안정과 번영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적의 공세를 억제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를 겨냥했다.
훈련이 사실상 흑해에서 군사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 억제를 위한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러시아 국방부는 시 브리즈 훈련 동안 흑해에서 일어나는 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시 브리즈'(해풍) 훈련은 미 해군이 지난 1997년부터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권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평화를 위한 동반자 관계'(Partnership for Peace) 국가들과 매년 실시해 오고 있는 해상훈련이다.
지난 2014년 정권 교체 혁명 이후 친서방 노선을 걷고 있는 옛 소련 국가 우크라이나는 육상과 해상 등에서 미국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들과 연합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오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해 우크라이나와 심각한 갈등 관계에 있는 러시아는 흑해 등 자국 국경 인근에서 펼쳐지는 나토군의 연합훈련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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