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 최종단계인데…뉴욕시, 식당·술집 실내영업은 계속 제한

입력 2020-07-21 03:30
정상화 최종단계인데…뉴욕시, 식당·술집 실내영업은 계속 제한

박물관·영화관도 문닫은 반쪽 정상화…"안주없이 술 팔지마라" 삼진아웃도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진앙이었던 뉴욕시가 20일(현지시간) 4단계 경제활동 재개에 들어갔다.

코로나19 봉쇄에서 벗어나는 최종 단계 정상화 조치지만, 다수 업종은 여전히 영업에 제약을 받는 '반쪽 재개'여서 상인들의 반발이 크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와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 지난 17일 예고한 대로 이날부터 4단계 정상화에 따라 뉴욕시 동물원과 식물원이 문을 열었거나 영업 재개를 준비 중이다. 프로 스포츠 경기도 무관중으로 허용된다.

그러나 레스토랑과 주점 등 내부에서 실내 식사를 하는 행위는 계속 금지된다. 박물관과 헬스장, 영화관도 문을 열 수 없다.

특히 뉴욕시에 있는 2만5천여 곳의 식당과 주점의 반발이 거세다.

원래 실내 식사는 3단계 정상화부터 허용될 예정이었으나, 쿠오모 주지사는 조기 정상화를 선택했다가 오히려 전보다 코로나19가 더 확산한 다른 주들의 사례를 근거로 실내 영업을 불허했다.

오히려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시 식당과 주점을 대상으로 음식 주문을 받지 않고 술만 팔아서는 안 된다며 규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 16일에는 식당과 주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을 무시하거나 음식을 주문하지 않은 고객에게 술만 팔다가 3차례 적발되면 주류 면허를 박탈하겠다며 삼진아웃제를 도입했다.

뉴욕시 요식업계는 뉴욕시만 콕 집어 규제를 강화한 데 불만을 토로하면서 구운 치즈, 핫도그 같은 값싼 안줏거리를 메뉴에 추가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 업체는 주지사의 이름을 본떠 1달러짜리 감자칩 안주인 '쿠오모 칩'을 내놨다.



뉴욕시 접객업연합의 앤드루 리지 이사는 뉴욕타임스(NYT)에 "뉴욕주 나머지 지역은 특정 기준을 충족하면 단계별 절차에 근거해 경제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언제 문을 다시 열지, 어떤 기준을 만족해야 하는지 모른다. 너무나 불공평하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맥주 한 잔에 치킨 윙을 주문받는 게 맥주만 마시게 하는 것보다 어떻게 코로나19로부터 더 안전하게 보호를 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술과 함께 주문해야 하는 음식의 정의가 모호하다는 점도 논란이다. 뉴욕시 대변인은 과자 한봉지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뉴욕주 측은 최근 뉴욕포스트의 문의에 '쿠오모 칩'과 술을 함께 주문해도 된다고 답한 바 있다.

그러나 뉴욕주와 뉴욕시는 식당과 주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위반 사례가 많아 제한을 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NYT는 지난 주말 퀸스 아스토리아의 유흥가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취객들로 넘치면서 "사실상 댄스클럽으로 변했다"고 묘사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20일 이런 식의 영업이 계속된다면 "재개 계획을 후퇴시키고 주점과 식당의 문을 닫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블라지오 시장도 트위터를 통해 "파티는 끝났다"며 경찰 순찰대를 해당 거리에 무기한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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