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에 네이버·현대차·SKT 등 간판기업 속속 가세
신한금융·KT·GS칼텍스·LG화학 등도 뉴딜 투자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정수연 기자 = 네이버, 현대·기아차, KT, SK텔레콤, 신한금융그룹 등 간판기업들이 한국판 뉴딜 사업에 속속 가세하고 있다.
정부가 대규모 재정투자와 함께 제도 개선을 약속하자 민간기업들이 투자로 화답하는모습이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발표한 한국판 뉴딜 사업의 골자는 2025년까지 총 160조원의 자금을 디지털과 그린, 고용·사회안전망 강화에 투입해 일자리 190만개를 창출하는 것이다.
투입 자금은 국비가 114조1천억원으로 가장 많지만 민간이 나서는 부분(20조7천억원)과 지방자치단체 투자분(25조2천억원)도 만만치 않다.
따져보면 국비는 마중물 성격이고 민간의 투자가 어떻게 이어지느냐가 향후 한국판 뉴딜 성공의 열쇠가 된다.
이런 가운데 상당수 국내 간판기업들이 한국판 뉴딜 사업에 대한 동참 및 투자계획을 밝히고 있다.
네이버는 20여년간 축적해온 데이터를 분석·가공해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뉴딜'을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보유한 금융데이터도 금융데이터 거래소를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이는 정부의 디지털 뉴딜 중 '데이터 댐' 사업과 연동돼 있다. 이 사업은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N.A)' 생태계 강화 차원에서 공공데이터 14만개를 공개해 일종의 '댐'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민간은 이 데이터를 이용해 다양한 미래사업을 벌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 기아, 제네시스 브랜드로 2025년까지 전기차를 23종 내놓을 계획이다.
차세대 전기차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인 20분 내 충전이 가능하고 한 번 충전으로 450㎞를 달릴 수 있을 만큼 성능을 개선한다는 목표다.
2028년까지 전기차 배터리와 연료전지 시스템 기술을 활용한 도심항공모빌리티(UAM)도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과 GS칼텍스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전기차 배터리 특화 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전기차가 GS칼텍스 충전소에서 충전하는 동안 주행·충전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하면 LG화학의 빅데이터·배터리 서비스 알고리즘이 배터리 현재 상태와 위험성을 분석하는 개념이다.
SK텔레콤은 사물인터넷(IoT)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최근 수자원공사와 손을 잡았다. 스마트 상수도 운영관리 사업이 주된 목표다.
사회적 약자의 수도 사용량과 사용 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하고, SK텔레콤의 이동통신 통화 이력과 데이터 사용량 등을 결합해 돌봄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방안도 연구한다.
KT는 이달 초 내부에 한국판 뉴딜 협력 태스크포스(FT)를 신설했다.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비대면 산업을 육성한다는 취지다.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는 KT의 집중 관심 분야다. KT가 제시한 'KT 기가세이프 SOC'는 KT 광케이블과 센서로 노후 시설물의 붕괴 위험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관제하는 인프라형 시설안전·재난대응 솔루션이다. 시설계측 관제와 누수·누출 탐지, 지능형 분석 기능을 제공한다.
신한금융그룹은 한국판 뉴딜 지원을 위한 대출·투자에 20조원의 자금을 배정해뒀다.
이른바 네오(N.E.O.: New Economic growth supporting Operations) 프로젝트로 쉽게 말해 신 경제성장 지원 사업이다. 신한금융은 데이터, 디지털 인프라,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 친환경 등 미래 유망산업 관련 창업·중소기업 대출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가 한국판 뉴딜을 통해 디지털ㆍ그린경제로 전환을 위한 제도 기반을 구축하고 규제를 개선하는 것은 결국 민간의 혁신ㆍ투자를 촉진하는 촉매제가 되자는 것"이라고 "상당수 국내 기업들이 이미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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