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4년전에도 대선 앞두고 캠프 재정비…승부수 또 통할까
AP "지금 그는 대통령…코로나 대응·인종차별 등서 부정평가 압도적"
공화당서도 "캠페인 운영이 아닌 대통령 태도 바꿔야" 지적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15일(현지시간) 대선캠프 선거대책 본부장 교체는 2016년 대선 때와 판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에도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던 그는 캠페인 지도부를 전격 교체해 결국 대선 당일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올해에는 이런 전략이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AP통신이 16일 분석했다.
통신은 트럼프 캠페인의 상황이 4년 전과 매우 다르며,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입지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AP는 "2016년 트럼프는 선거에 아웃사이더로 참여했다"며 "당시 그는 사업가적 감각을 연방 정부에 접목하고 워싱턴을 뒤흔들 만한 인물로 여겨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금 그는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워싱턴의 수장"이라며 "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과 국민의 인종차별 철폐 요구에 대한 반응이 압도적으로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6년과 달리 지금은 대통령으로서 선거에 참여하며, 국민의 판단 근거가 되는 그의 국정운영 방식이 현재로선 대개 비판받고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최근 플로리다, 애리조나, 텍사스 등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격화하고 있음에도 그는 미국의 사망률이 낮다거나 위험성이 높지 않다는 식으로 대응해 비판을 초래했다.
또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인종차별 철폐와 경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이에 부응하는 대신 인종차별을 상징하는 기념물들을 옹호해 반발을 사기도 했다.
트럼프 캠페인은 4년 전처럼 '침묵하는 다수' 지지자가 '깜짝 승리'를 안겨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이들도 현 상황이 심각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바꿔야 하는 것은 캠페인 인사나 전략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태도라는 지적이 공화당에서도 나온다.
공화당 소속인 폴 라이언 전 하원의장의 고문 출신인 브렌던 벅은 "이 캠페인의 문제는 대통령이 너무 많은 사람을 소외 시켜 표를 줄 지지자층이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게 변하지 않으면, 훌륭한 캠페인 운영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AP는 "오랫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직을 수행할 역량이 부족하다고 비판해온 민주당은 현재 그의 약세에 환호하고 있다"면서도 "당내 다수는 여전히 4년 전 예상치 못한 패배를 기억하며 현 정국을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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