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 인지 감소', 치매 예고 지표일 수도"

입력 2020-07-17 09:52
"'주관적 인지 감소', 치매 예고 지표일 수도"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검사해 보면 인지기능이 정상인데 스스로 인지기능이 떨어졌다고 느끼는 '주관적 인지 감소'(SCD: subjective cognitive decline)도 알츠하이머 치매의 예고 표지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신경퇴행질환센터(DZNE) 연구원이자 본 대학병원 기억 클리닉 심리전문가인 미하엘 바그너 교수 연구팀은 남녀 노인 449명(평균 연령 70세)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6일 보도했다.

이 중 240명은 SCD에 해당하는 노인들이었다.

이들은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기억력 등 인지기능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계속 들어 스스로 또는 일반의의 권유로 대학병원의 인지기능 클리닉을 찾아온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표준 인지기능 테스트를 받았지만, 결과는 정상이었다.

나머지 209명은 면접 평가와 인지기능 테스트에서 모두 정상 판정을 받았다.

연구팀은 SCD 노인들을 실험군, 나머지 노인들을 대조군으로 하여 각종 정밀 지능 테스트를 시행했다.

기억력, 주의력, 집중력, 언어 기능(language skill), 물건을 보고 그 이름을 정확하게 대는 능력 등을 집중적으로 테스트했다.

그 결과 SCD 그룹이 대조군에 비해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 차이는 표준 인지기능 테스트로는 거의 포착하기 어려운 정도였다.

연구팀은 이어 SCD 노인 중에서 104명, 대조군에서 76명을 대상으로 요추천자(lumber puncture)를 통해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 샘플을 채취, 치매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뇌 신경세포의 두 가지 비정상 단백질(베타 아밀로이드, 타우)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SCD 그룹이 대조군보다 수치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치매는 현재 확실한 치료 방법이 없는 만큼 가능한 한 일찍 예고 표지라도 찾아 예방 또는 지연 대책을 세우는 수밖에 없다.

이 연구 결과는 SCD가 예고 표지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