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서 코로나19로 내년 카니발 축제 열릴까…불가론 확산
상파울루 주지사 "사상 최대 비극 앞에서 축하할 때 아냐"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확산하면서 내년 카니발 축제 무산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국민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어야 새해맞이 불꽃 축제와 카니발 축제가 열릴 수 있다고 밝혔다.
도리아 주지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200만명에 육박하고 사망자가 7만4천명을 넘었다"면서 "사상 최대의 비극 앞에서 기념할 것도, 축하할 것도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백신을 준비하고 모든 국민에게 접종할 수 있는 상황이 돼야 행사를 개최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북동부 바이아주의 주도(州都)인 사우바도르시의 ACM 네투 시장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안에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지 않으면 내년 초에 카니발 축제를 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직 시장이 코로나19를 이유로 카니발 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며, 다른 도시에서도 비슷한 입장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삼바의 본고장' 리우데자네이루시에서도 내년 카니발 축제를 개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리우의 5개 삼바 학교 관계자들은 코로나19 백신이 없는 상태에서는 카니발 축제를 열기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삼바 학교들은 코로나19 확산 추세를 좀 더 지켜본 뒤 9월 중에는 카니발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올해 카니발 축제는 지난 2월 15일부터 거리 행사로 시작됐고 3월 초까지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카니발 축제를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공론화되지는 못했고, 이후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뒤늦게 카니발을 취소하지 않은 것을 탓하는 지적이 나왔다.
브라질 카니발 축제는 전국의 도시에서 열리지만, 그중에서도 '삼바의 본고장' 리우와 최대 도시 상파울루, 아프리카 문화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사우바도르, 유네스코 지정 세계역사유적지구인 북동부 헤시피·올린다 등에서 벌어지는 행사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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