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쿠데타 진압 4주년…에르도안 "배후세력과 끝까지 싸울 것"
에르도안 대통령, 기념비에 헌화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2016년 터키 쿠데타 진압 4주년을 맞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된 페토(FETO·펫훌라흐 귈렌 테러조직의 약자)를 발본색원하겠다고 공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의 7·15 순교자 기념비에 헌화하면서 "우리는 국내외에서 마지막 한 명의 페토 일당을 법정에 세울 때까지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토는 재미 이슬람학자인 귈렌을 따르는 집단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 시도 이후 귈렌을 배후로 지목하고 미국에 신병 인도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미국은 귈렌이 쿠데타의 배후라는 증거가 없다며 터키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페토 테러리스트 일당 100여명을 해외 은신처에서 발견해 재판에 넘겼다"며 "페토가 운영한 18개국의 교육기관 214곳을 정부가 운영하는 교육기관으로 전환했으며, 36개국에서는 페토가 관여한 시설을 폐쇄했다"고 말했다.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의회를 방문해 쿠데타 세력이 폭탄을 투하한 자리에 헌화했다.
그는 "의회는 적뿐만 아니라 배신자와도 싸워 승리했다"며 "폭탄이 떨어지는 동안에도 의회는 국가를 위해 봉사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터키가 먼저다'라고 말하는 한 이 지붕 아래서 이뤄지는 모든 토론과 논쟁은 받아들일 수 있으며, 이는 다양성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6년 7월 15일 터키 군부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휴가를 떠난 틈을 타 이스탄불 아타튀르크국제공항과 보스포루스 대교, 앙카라 국제공항, 국영방송사 등을 장악하며 군사 정변을 시도했다.
당시 의회에도 폭탄 2발이 떨어져 중앙홀이 파괴됐다.
그러나 시민의 저항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복귀로 6시간 만에 쿠데타는 실패로 끝났다.
쿠데타 과정에서 251명이 목숨을 잃었고 2천2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후 터키 정부는 7월 15일을 '민주주의와 국가통합일'로 정해 기념하고 있으며, 보스포루스 대교는 '7·15 순교자 대교'로 명칭을 변경했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