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해제 검토'에 내곡·세곡동 중개업소 문의 활발
개발 기대감에 일부 매물 회수도…전문가 "해제 논의만으로도 상징성 있어"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홍국기 기자 = 정부가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서울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한다는 소식에 그린벨트 인근 중개업소에는 개발 가능성을 묻는 전화와 개발 기대감에 일부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등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은 15일 수도권 주택공급 해결 방안 마련을 위해 마련한 실무기획단 첫 회의에서 "도시 주변 그린벨트의 활용 가능성 등 지금까지 검토되지 않았던 다양한 이슈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할 예정"이라며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런 소식에 서초구 내곡동과 강남구 세곡동 등 그린벨트 인근 중개업소에는 문의가 이어졌다.
두 지역은 과거 보금자리 주택 지구를 개발하고 남은 땅이 있어 그린벨트가 해제된다면 신규 택지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지는 곳들이다.
내곡동 F 공인 대표는 "그린벨트가 풀릴 수 있다는 뉴스가 나오자 집주인 중에 이쪽이 개발되면 더 좋아지는 게 아니냐고 묻는 전화가 걸려왔다"며 "7·10대책 전후로 그린벨트 해제 얘기가 나오면서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쪽 보금자리 중에서도 민영 아파트는 최근 호가가 계속 오르고 있고,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려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같은 동 N 공인 대표도 "7월 들어 그린벨트가 풀릴 수 있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땅 주인들이 매물을 많이 거둬들였다"면서 "그린벨트가 풀린다는 건 지역에 호재이니, 아파트도 같이 움직여 아파트 매물도 거둬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N 공인 대표는 "토지 관련 문의는 있지만 많지는 않고 아직 거래가 활발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세곡동에서는 복정역 인근 그린벨트가 해제될 것이라는 말이 벌써 돌고 있다.
세곡동 G 공인 대표는 "매스컴에 그린벨트 풀린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복정역 쪽이 풀릴 거 같다는 얘기가 많이 돌고 있다"며 "이런 영향인지 집주인들이 물건을 다 거둬들이고 있어 인근 아파트 3~4개 단지에서 나온 물건이 5개도 안 된다. 다들 개발 호재가 있으니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그린벨트 해제 검토가 시장에 주택공급 확대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실제 시장이 원하는 수준의 입지와 규모를 갖춘 주택단지가 공급되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005940] 부동산연구위원은 "서울의 그린벨트 해제가 논의되는 것만으로도 상징성이 있다"며 "강남권 등의 그린벨트 해제로 주택이 1만가구 이상 공급된다면 저렴한 가격에 강남에 아파트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수요를 묶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그린벨트 해제로 나올 수 있는 주택 물량이 얼마나 될지와 함께 번듯한 모양의 주택단지가 얼마나 나올지도 관심"이라며 "그린벨트 해제 검토와 함께 도심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확대도 함께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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