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코로나19 확진자 수, 영국 앞질러…세계 9위(종합)

입력 2020-07-16 00:54
남아공 코로나19 확진자 수, 영국 앞질러…세계 9위(종합)

마스크 착용 위반하면 '실형 6개월' 살 수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영국을 앞지르면서 남아공은 세계에서 9번째로 감염자가 많은 나라가 됐다.

15일(현지시간)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남아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9만8천292명으로 영국 29만1천373명보다 7천명 가까이 더 많았다.

단 남아공 누적 사망자는 4천346명으로 영국(4만4천968명)의 10분의 1이 채 안 됐다.

남아공은 지난 3월 5일 첫 발병 이후 줄곧 옛 식민종주국인 영국과 비교를 해왔다.

남아공은 신속하게 강력한 봉쇄령을 도입한 덕분에 바이러스 확산을 둔화시킨 반면 그렇지 않은 영국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봉쇄령도 감염 정점을 피하지는 못하고 다만 그 시기를 늦출 뿐이라는 남아공 보건 전문가의 예고대로, 최근 남아공도 봉쇄령 완화와 경제 재개에 따라 감염이 가파르게 증가해 결국 영국을 앞질렀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이번 주 대국민 담화에서 남아공이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220만건 이상의 진단검사를 시행했지만, 더 많은 바이러스 감염이 아직 검출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인구 5천800만명의 남아공 확진자는 총 13억 인구인 아프리카 전체 확진자(61만명)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면서 대륙 내 최다 감염국가가 됐다.

남아공은 산소호흡기를 필요로 하는 코로나19 중환자가 늘면서 의학용 산소가 부족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전국 병원 병상도 이달 안에 환자들로 다 찰 수 있다.

남반구에 위치한 남아공은 현재 한겨울로 코로나19 확산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최근 진원지로 떠오른 수도권 하우텡주의 경제 중심도시 요하네스버그는 요즘 아침 기온이 0도 안팎이다.

날씨가 추우면 주로 흑인 빈민가 지역에 있는 좁고 과밀한 양철집의 환기가 더 어렵다.

이런 가운데 그웨데 만타셰 남아공 광물에너지장관이 부인 놀완들레와 함께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여 자가 격리 중이라고 국영 SABC방송이 14일 보도했다.

남아공 정부는 15일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최고 6개월의 실형을 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날드 라몰라 법무·교정부 장관은 이날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마스크 의무 착용 규정을 어기는 사람은 벌금을 물리거나 구금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베헤키 첼레 경찰장관도 앞으로 주변에서 경찰을 더 많이 볼 것이라면서 적극적인 봉쇄령 규제 단속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미니버스 택시업계의 파업과 관련, 근거리의 경우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연 채 운행하면 기존 정원 70% 대신 100%까지 승객 수를 채울 수 있도록 허용하자 보건 전문가들은 "감염을 줄이는데 충분치 않다"면서 재고를 요청했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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