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케도니아 국호 변경 후 첫 총선 실시…여야 박빙 승부
중도좌파 정당-민족주의 정당 2파전…EU 가입 추진 갈림길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발칸반도의 북마케도니아가 15일(현지시간) 총선 투표에 돌입했다.
작년 1월 마케도니아에서 북마케도니아로 국명을 바꾼 이후 첫 총선이다. 애초 4월 12일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됐다.
AFP·dpa 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선거는 조란 자에브 전 총리가 이끄는 친서방 성향의 중도좌파 정당 사회민주당(SDSM)과 민족주의 계열의 국내혁명기구(VMRO)의 2파전으로 압축된 상태다.
VMRO는 SDSM이 주도한 국호 변경을 앞장서서 반대했던 당이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SDSM이 다소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현지 전문가들은 양당이 박빙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한다.
어느 당도 과반을 점하지 못해 결국은 연립 내각 구성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번 총선은 현 의회 임기를 약 5개월가량 남겨놓은 시점에서 치러지는 조기 선거다.
2017년 총리에 취임한 조란 자에브는 작년 10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북마케도니아의 EU 회원국 신규 가입을 위한 협상 개시안이 좌절되자 조기 총선을 결정하고 지난 1월 사퇴했다.
취임 이후 EU 가입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두고 사활을 걸어 추진해왔으나 성과를 내지 못함에 따라 국민에게 국가의 나아갈 방향과 현 정부에 대한 신임을 다시 한번 묻겠다는 취지다.
거센 반대 여론 속에 헌법까지 개정해 국호를 바꾼 것도 EU 가입에 반대하는 그리스와의 갈등을 해소하려는 것이었다.
그리스는 마케도니아라는 명칭이 자국 고대 영토의 고유 지명이었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이를 빌미로 이 나라의 EU 가입을 막아왔다.
이번 총선을 통해 SDSM이 다시 차기 내각의 주도권을 잡을 경우 EU 가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EU는 이미 북마케도니아와의 가입 협상 개시를 공식화한 상태다.
이번 총선의 관건인 투표율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권자 수는 총인구 210만명의 86%인 180만명이다.
북마케도니아는 이날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 8천332명, 사망자 389명을 기록하고 있다. 인구 대비 작지 않은 피해 규모다.
특히 최근 들어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50명 안팎에 이르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205명으로 일일 기준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투표는 오후 9시에 종료된다. 원래는 오후 7시 마감이지만, 투표 인원 분산을 위해 2시간 연장했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