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숨진 터키 참전용사에 추모패…"그저 감사할 뿐"
6·25 참전용사 타흐신 가지오을루 씨 지난 5월 코로나19로 숨져
주이스탄불총영사관, 코로나19 고려 온라인 추모패 전달식 개최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정말 감사합니다. 생전 아버지께서는 항상 한국을 좋아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지난 5월 6·25전쟁 참전용사 타흐신 가지오을루 씨가 숨을 거뒀다. 사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었다.
주이스탄불한국총영사관은 14일(현지시간) 재터키한인회, 한국전참전용사기념사업회와 함께 가지오을루 씨와 지난 4월 별세한 참전용사 이브라힘 세르텔 씨의 유가족에게 고인의 명복을 비는 추모패를 전달했다.
주이스탄불총영사관이 6·25 참전용사의 유족에게 추모패를 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영사관은 지난달 6·25 70주년을 맞아 터키 참전용사협회에 마스크를 전달하는 자리에서 가지오을루 씨와 세르텔 씨가 별세한 사실을 확인하고 추모패를 전달하기로 했다.
애초 총영사관은 유가족에게 직접 추모패를 전달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이날 온라인 전달식을 개최했다.
장연주 총영사는 "어떻게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다. 저희가 마스크를 전달하기 전 코로나19로 숨지셨다는 말을 듣고 더 안타까웠다"며 "늦게나마 아버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추모패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가지오을루 씨의 아들 무라트 가지오을루씨는 "아버지는 한국에서의 추억을 자주 이야기해주셨다"며 "이렇게 추모패까지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가지오을루 씨는 본인도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됐다고 했다.
이어 "아버지는 전쟁에서 돌아온 이후 한 번도 한국에 가지 못했다"며 "2002년 월드컵 때 초청장을 받았지만, 그때도 연세가 많아 한국에 가지 못했고 이를 무척 안타까워했다"고 말했다.
장 총영사는 "아버님 같은 참전용사들의 희생으로 오늘날 한국이 경제적으로 번영하고 민주적인 나라가 될 수 있었다"며 "한국인은 항상 참전용사께 감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올해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많은 행사를 준비했지만, 코로나19로 모든 행사를 하반기로 연기한 상태"라며 "기회가 된다면 아버님을 대신해 아드님께서 6·25 관련 행사에 참석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타흐신 가지오을루 씨는 제1 터키여단 소속으로 1950년 10월부터 1년간 6·25전쟁에 참전했다.
제1 터키여단은 6·25 당시 가장 먼저 한국에 도착한 터키군 부대로 군우리 전투, 금양장리(김량장리) 전투 등 터키 여단의 대표적인 전투를 수행했다.
6·25 전쟁 당시 터키는 연인원 2만1천212명을 파병했으며, 이는 유엔 참전국 중 4번째로 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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