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우치 좋은관계" 불껐지만…참모는 비난 카툰 망신주기
균열설 고조 속 백악관 "흠집내기 사실 아냐"라면서도 "당국자 중 한명일뿐"
백악관 SNS전략 책임자, SNS에 'Mr.수도꼭지' 풍자 카툰 게재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이 13일(현지시간) '왕따설'이 고조되고 있는 전염병 최고 권위자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과의 불화설에 대해 일단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견이 있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았다. 또한 백악관 내 핵심 참모가 소셜미디어(SNS)에 파우치 소장을 조롱하는 노골적인 카툰을 그대로 싣는 등 긴장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파우치 박사와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미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는 그가 매우 멋진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며 "나는 그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나는 항상 그에게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 소장과 의견이 달랐던 현안 중 하나로 중국발 미국 입국금지 조치를 꼽으며 "파우치 소장도 그것이 좋은 결정이었다는 것을 인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백악관이 흠집 내기 계략을 퍼트리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고 해명하며 "대통령은 매우 좋은 업무 관계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여전히 파우치 소장의 조언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마찰의 흔적은 여전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실제 매커내니 대변인은 파우치 소장을 여러 의견을 제시하는 많은 보건 당국자 중 한 명으로 묘사하며 그 비중을 깎아내렸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백악관이 지난 주말 사이 파우치 소장이 결과적으로 잘못된 주장을 한 것으로 판명 난 언급을 모아 언론사에 흘렸던 것과 관련, "우리는 직접적 질문에 대해 직접적 답을 제공한다. 그런 차원이다"라고 답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파우치 소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발언을 연달아 하는가 하면 주말 사이 파우치 소장의 과거 '잘못된 주장' 리스트가 백악관발로 기자들에게 전달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의 '파우치 때리기' 양상이 연출되면서 균열설이 최고조에 달했다.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경제 정상화와 학교 정상화 등에 공개적으로 경고음을 날리며 소신 발언을 이어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 소장을 해임할 계획은 없으며, 원한다 해도 직접 해임할 방법은 없을 수 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는 댄 스커비노 백악관 디지털 전략 선임 보좌관은 전날밤 페이스북에 파우치 소장의 형상을 한 수도꼭지에서 '학교는 이번 가을에 계속 폐쇄돼야 한다', '무기한 봉쇄!', '입 닫고 따르라!' '미국프로풋볼(NFL) 시즌 반대' 등의 문구와 함께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는 카툰을 실었다.
이는 보수 삽화가 벤 개리슨이 그린 것으로, 스커비노는 '수도꼭지 박사(Dr. Faucet) 미안하다! 적어도 나는 당신과 같은 동료와 의견이 다를 경우 비겁하게 등 뒤에서 하거나 기자들에게 흘리지 않고 공개적으로 한다"고 조롱했다. 옆에서는 공화당 랜드 폴 상원의원을 연상시키는 '랜드'라는 이름의 남성이 '저 사람의 입을 막아라'고 외치고 있다.
수도꼭지를 뜻하는 'Faucet'이란 단어와 파우치 박사 이름(Fauci)이 비슷한데서 착안한 풍자로 보인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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