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서 코로나19 경제정책 비판 대규모 시위

입력 2020-07-12 17:05
이스라엘서 코로나19 경제정책 비판 대규모 시위

네타냐후 총리 지지율 하락…코로나19 확진자 닷새 연속 1천명 넘어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의 지중해 도시 텔아비브에서 11일(현지시간) 저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고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AP통신이 보도했다.

시민 수천 명은 텔아비브 도심 라빈광장에 모여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고 자영업자 등이 정부의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는 실업자, 자영업자, 사업주들이 주도했다.

시위 참가자 다니엘 티더는 "우리는 거의 5개월 동안 일을 못 하고 있고 우리 대부분은 불행하게도 정부로부터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다"며 "이것은 정말 비극"이라고 말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진과 함께 "가장 부패한 사람"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었다.

네타냐후 총리가 뇌물수수와 배임, 사기 등 비리 혐의 3건으로 재판을 받는 상황을 겨냥한 것이다.

시위대는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개인 간 거리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AP가 전했다.



이번 시위는 코로나19 사태로 네타냐후 정부에 누적된 불만이 표출된 결과다.

이스라엘 방송 채널12가 지난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가 코로나19에 잘 대응한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46%에 그쳐 6월(58%)보다 10% 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이스라엘의 실업률이 코로나19 사태 탓에 20%를 넘는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인기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을 둘러싼 위기감이 크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를 보면 6일 791명에서 7일 1천473명으로 뛰면서 최다치를 기록한 데 이어 8일 1천335명, 9일 1천268명, 10일 1천441명, 11일 1천198명으로 닷새 연속 1천명을 넘었다.

12일 오전 현재 누적 확진자는 3만7천464명이고 이들 중 354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에서는 지난 4월 코로나19가 확산했다가 5월 20일께 일일 신규 확진자가 한 자릿수로 줄었지만 6월부터 다시 확진자가 늘었다.

이스라엘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이달 6일 술집, 나이트클럽, 헬스장, 공공 수영장 등을 다시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또 10일 오후부터 예루살렘 일부 지역과 베이트 쉐메쉬, 로드, 라믈레, 키르야트 말라히 등 5개 도시에 대한 봉쇄 조처를 시행하고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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