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닮은꼴?…금감원, 부실징후 운용사 4곳 파악
지난 1월 실태점검서 옵티머스 포함 5곳 서면검사 진행
이달 발족하는 사모펀드 전수조사반서 조사방식·시기 고민할듯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이지헌 기자 = 금융감독원이 지난 1월 옵티머스자산운용을 포함한 자산운용사 5곳에 대해 부실징후를 파악해 서면검사를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5곳 중 1곳이었던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실제 환매중단을 선언해 수천억원대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나머지 4곳에 대한 추가 점검이 필수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 사태 이후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자산운용사 52개사, 펀드 1천786개에 대해 실태점검을 했다.
이 중 사모사채 편입 비중, 자산과 만기의 불일치, 개인투자자 비중 등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돼 '집중 모니터링 대상'으로 선정된 운용사는 총 10곳이다.
모니터링 대상으로 분류된 10곳 중 5곳에 대해서는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서면검사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현장 검사를 두고는 다소 보수적인 태도를 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과정에서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는 투자제안서와 달리 부실 사모사채 등을 사들인 정황을 확인하고 첫 번째 현장검사 대상으로 정했다.
이에 지난달 12일 현장검사 사전 통보서를 보냈으나 옵티머스자산운용은 그로부터 5일만인 지난달 18일 380억원 규모의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현재까지 환매가 중단된 투자금은 1천억원이 넘는다.
이런 흐름을 고려했을 때 옵티머스자산운용과 함께 서면검사를 받은 나머지 4곳에 대한 정밀한 현장검사도 필수적인 상황이란 지적이 시장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4곳이 서면검사 대상에 선정된 이유가 옵티머스자산운용처럼 '자산의 실재성(펀드에 실제 투자대상이 있는지)'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금감원이 '실태점검→집중 모니터링→서면검사'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걸러냈던 곳들이란 점에서 '제2의 옵티머스'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대책 중 하나로 마련한 '사모펀드 전수 검사반'이 이달 중 발족하면 이들 4곳부터 검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 예탁결제원 등 30여명으로 구성되는 사모펀드 전수 검사반은 이달부터 3년간 사모펀드 운용사 233개(펀드 수 1천304개)를 모두 들여다볼 예정이다.
다만, 이들 검사반이 이들 4곳 운용사부터 검사할 경우 '부실 운용사' 낙인 효과 등으로 시장의 과도한 불안과 펀드런(대량환매) 등을 자극할 수 있어 4곳이 드러나지 않는 방향으로 검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크다.
이들 4곳 이외에도 '판매사-운용사-수탁사-사무관리회사'로 구성된 사모펀드 자체 전수점검에서 자산명세 불일치 등 특이사항이 보고된 펀드 운용사에도 검사반이 바로 투입될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주기 어렵다"며 "검사 순서와 방식 등은 내부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달 19일부터 진행한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현장검사를 약 3주 만에 마무리 지었다. 옵티머스 측은 투자금 5천200억원 가운데 2천700억원가량을 대부업체 등에 투자했다고 해명해왔는데, 금감원은 실제 투자금은 여기에도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펀드 자금이 어디까지 흘러 들어갔는지, 펀드 판매사와 수탁사·사무관리회사 등에 법적 책임이 있는지도 수사할 방침이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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