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170여명 사망 옥 광산 산사태에 고위 군 관계자 해임
"광산업계-군부 유착으로 안전 조치 뒷전이 근본 원인" 지적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군부가 최소 174명이 숨진 미얀마 사상 최악의 옥(玉) 광산 매몰 참사와 관련해 군 고위 관계자 2명을 보직 해임했다.
7일 일간 미얀마 타임스와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군은 이주노동자들이 출입제한 지역인 북부 카친주 파칸(Hpakant)의 옥 광산 지대에 들어온 것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고위 관계자 두 명을 처벌했다고 밝혔다.
이 중 한 명은 카친주 보안 및 국경 담당 장관인 나이 린 툰 대령이라고 군은 전했다.
군 대변인은 "광산 지역의 안전을 확인해야 할 책임이 있지만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많은 이주노동자가 산사태로 희생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2일 카친주 파칸의 한 옥 광산에서는 폭우로 토사가 흘러내리면서 최소 174명이 사망했고, 토사에 묻혀 실종된 이도 수십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숨지거나 실종된 이들 대부분은 미얀마 각지에서 온 이주노동자들로, 대형 기계로 채굴되고 난 뒤 버려진 거대한 흙 무더기 아래에서 옥 조각을 찾던 중이었다.
정부 조사단을 이끄는 온 윈 천연자원·환경보전부 장관은 이와 관련, 지난달 20일에 지역 관리들이 장맛비로 인해 산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미얀마는 세계 최대의 옥 생산지다. 그러나 광산 업체 대부분은 군부와 유착해 있으며, 옥을 팔아 벌어들이는 수익 대부분이 군부로 흘러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부패 감시기구인 글로벌 위트니스는 2014년 미얀마에서 생산된 옥의 가치가 310억 달러(약 37조 원)나 되지만, 옥 생산을 통해 생긴 수익은 대부분 군부와 전직 군부 인사들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군부와 유착된 광산업계가 작업장 안전에 제대로 신경을 쓰지 않는 데다, 당국의 관리 감독도 허술해 대형 인명 사고가 지속해 발생하고 있다.
2015년에는 11월에는 이번 사고 현장 인근 한 마을에서 유사한 산사태가 발생, 최 133명이 숨지고 수 십명 이상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곤의 분석가인 리처드 호시는 AFP 통신에 "옥 광산 업계 전체가 하층민들을 착취하는 '거대한 조직범죄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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