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분화 잠재력 키우는 '발생 초기' 미세 RNA 확인

입력 2020-07-06 17:14
줄기세포 분화 잠재력 키우는 '발생 초기' 미세 RNA 확인

배아 착상 전 발현하는 'miR-203', 분화 잠재력 향상 검증

스페인 CNIO 연구진, '엠보 저널'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줄기세포가 재생의학의 미래로 주목받은 지는 오래됐다.

지난 10년만 되돌아봐도 근육과 신경계 질환 치료에 줄기세포 활용을 제안하는 연구 보고가 꼬리를 물었다.

2012년에는 이 분야 선구자로 꼽히는 영국의 존 B.거던 경과 일본 교토대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그러나 재생의학에 줄기세포를 적용하는 건 아직 제한적이다.

줄기세포 치료의 제약 요인 중 하나는 실험실에서 만들어내는 줄기세포의 분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다양한 세포로 분화하는 줄기세포의 잠재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배양법을, 스페인 국립 암연구소(CNIO) 과학자들이 개발했다.

관련 논문은 유럽분자생물학기구가 발행하는 '엠보 저널(EMBO Journal)'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배아가 자궁에 착상하기 이전에 발현하는 '마이크로RNA 203(miR-203)'이라는 RNA 시퀀스(염기서열)를 발견했다.

이 마이크로RNA를 줄기세포에 적용하자 다른 유형의 세포로 전환하는 잠재 능력이 크게 향상했다.

연구팀은 인간과 생쥐, 그리고 유전적으로 조작한 생쥐에 모두 실험해, 이 마이크로RNA의 효능을 검증했다.

인간과 생쥐의 줄기세포에 각각 5일간 miR-203를 적용하자, 실험한 모든 시나리오에서 줄기세포의 분화 잠재력이 높아졌고, 몇 달 후에 특정 유형의 세포로 발달하는 능력도 개선됐다.

이 프로토콜(연구계획)로 조작된 줄기세포는 특히, 실제로 기능하는 심장 세포를 발생시키는 데 효율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퇴행성 질환 치료에 필요한 여러 유형의 세포 발생을 개선하는 길을 연 것이라고 연구팀은 자평한다.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인 마리아 살라사르-로아 연구원은 "성숙한 세포로부터 재프로그램된(reprogrammed) 줄기세포를 뽑아내는 프로토콜이 최근 수년간 몇 건 제시됐지만, 우리가 이번에 한 정도로 향상된 건 찾기 어렵다"라면서 "우리가 개발한 방법은 특별한 세포 유형의 생성 효율성 제고를 중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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