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빅토리아주 신규 확진자 최고치…사실상 '2차 유행'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호주 남부 빅토리아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최고치를 경신함으로써 사실상 '2차 유행' 단계로 진입했다.
6일 (현지시간) 호주 전국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빅토리아주에서는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 건수가 전날 109건에 이어 이날 127건으로 지난 3월 1차 유행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27건 중 34건은 감염원이 확인됐고, 40건은 무작위 검사에서 나왔다. 나머지 53건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로써 빅토리아주의 코로나19 총확진자 수는 2천 660명으로 집계됐고 사망자 수도 전날 90대 환자 1명이 숨지면서 21명으로 증가했다.
다니엘 앤드류스 빅토리아주 총리는 바이러스가 다른 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7일 자정부터 북쪽 뉴사우스웨일스(NSW)주와의 경계를 봉쇄한다"면서 "반드시 여행을 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쳐서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 경계선 근방 주민들에 대해서는 의료 등 필수적인 목적에 대해 심사를 통해 여행을 허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빅토리아주에서는 최근 3주 동안 연일 두 자릿수 이상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2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주 보건당국은 감염 온상으로 드러난 멜버른 12개 지역을 부분 봉쇄까지 했으나 확산세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지난 4일에는 코로나19에 취약한 영세민 3천명이 거주하는 정부 주택 건물 9개를 전면 봉쇄하는 조처를 했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하면서, 출입은 물론 음식물 반입까지 경찰이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
빅토리아 사회복지위원회의 엠마 킹 대표는 "정부 주택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조치로 이해한다"면서도 "이들 중에는 전쟁이나 가정폭력 피해자·비영어권 이민자·일용직 종사자 등 취약계층이 많아 이번 봉쇄 조치로 불안감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호주는 지난 3월 말 468명까지 치솟았던 일일 확진자 수가 전달 초 2명으로 감소하는 등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을 단계적으로 완화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빅토리아주의 '2차 유행'으로 다른 주 정부들의 코로나19 봉쇄 완화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빅토리아주와 인접한 NSW주와 남호주주(州)는 주 경계 봉쇄 또는 여행자들에 대한 검역·격리를 강화하고 있다.
마이클 키드 호주 연방 부수석 의료관은 "빅토리아주의 바이러스 확산은 이미 국가적 문제"라면서 "코로나19는 여전히 모든 호주인에게 위험으로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4시간 동안 빅토리아주를 제외한 호주 전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3명으로 NSW주에서 10명, 서호주주(州)에 3명이 발생했다.
이들은 모두 해외여행에서 돌아와 호텔에서 격리된 환자들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dc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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