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플러스] "가정용 IP 보안카메라로 집안 정보가 흘러나갈 수 있다"
"프리미엄 서비스 이용자 프라이버시 침해 위험 더 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가정의 안전을 지키려고 설치하는 가정용 인터넷 프로토콜(IP) 보안 카메라가 오히려 가족들의 집안 활동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런던퀸메리대학과 중국과학원 연구팀은 지난 6~9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IEEE 컴퓨터 통신 국제회의'에서 해커가 가정용 IP 보안카메라가 촬영한 화면을 보지 않고, 전송되는 데이터만으로도 집안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등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가정용 IP 보안카메라는 인터넷에 연결된 보안카메라로 웹을 통해 원격으로 집안 상황을 보고 조종할 수 있어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가정용 IP 보안카메라 시장 규모는 2023년까지 13억대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실제 중국 보안 업체의 고객 21만1천명의 가정에 설치된 보안카메라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이용해 해커가 비디오 내용 자체를 보지 않고, 업로드되는 데이터만 추적하는 방법으로 카메라 소유자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정보를 유추해낼 수 있는지 시험했다.
그 결과 해커가 보안카메라를 통해 업로드되는 데이터만으로도 집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보안카메라의 과거 데이터 트래픽을 근거로 집안에서 이루어지는 미래 활동까지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커가 보안카메라로 촬영되는 화면 없이도 인터넷 전송 데이터를 이용해 집이 언제 비는지 알 수 있어 사용자들을 절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또 보안카메라가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올리는 속도를 분석하면 보안카메라가 언제 집안의 움직임을 업로드 하는지 알 수 있고, 업로드되는 운동의 형태가 사람이 앉아 있는 것인지, 뛰는 것인지까지 구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는 무료서비스 이용자보다는 다양한 기능의 프리미엄 서비스 이용자가 프라이버시 침해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서비스의 경우 모션감지 기능 등으로 데이터 전송량과 패턴 등이 더 많고 따라서 파악 가능한 정보도 많기 때문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연구책임자인 가레스 타이슨 박사는 "한때 사치품으로 여겨지던 가정용 IP 보안카메라가 이제 전 세계 가정에서 널리 사용된다"며 "이런 보안카메라의 작동 방식과 그에 따른 프라이버시 위험을 연구하는 게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연구는 가정용 IP 보안카메라가 생성하는 비디오 스트리밍 데이터를 통한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을 처음으로 양적으로 측정한 것"이라며 "위험을 알게 된 만큼 이런 위험을 최소화해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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