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말 대규모 유세 또 강행…캠프 "마스크 써라" 비상
코로나19 재확산 속 털사 이어 11일 뉴햄프셔 포츠머스서 집회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주말 뉴햄프셔주(州)에서 대규모 옥외 유세를 강행한다. 대신 캠프 차원에서 대대적인 마스크 착용 권고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정치집회를 여는 것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오클라호마주 털사 집회에 이어 두 번째다.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불구, 지지율 열세 뒤집기를 위해 대규모 군중행사를 강행하는 마이웨이를 이어가는 모양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토요일인 오는 11일 뉴햄프셔주의 포츠머스 국제 공항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집회'라는 이름으로 지지자들을 다시 불러모을 계획이라고 정치전문매체 더 힐이 보도했다.
호건 기들리 캠프 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록적으로 짧은 시간에 이뤄낸 기록적인 성과가 모든 미국 국민의 삶을 향상시켰다. 그는 위대한 국가를 재건, 다시 일으켜 세웠으며 또 한 번 그렇게 해낼 것"이라며 "우리는 자유를 사랑하는 많은 애국자들이 집회에 와서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나라인 미국을 기리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건 전문가들은 여전히 대규모 집회가 미국 내 감염 급증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경고하고 있다고 더 힐은 보도했다.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이날 CNN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을 자화자찬하면서 '검사를 많이 해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지만 99%는 완전히 무해하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나는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즉답을 피해가며 난감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립기념일 전야인 지난 3일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을 찾아가 전야 불꽃놀이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당일인 4일에는 백악관에서 기념 연설을 한 바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애리조나주를 찾아 남쪽 장벽 건설을 기념하고 비슷한 대규모 행사를 했다.
트럼프 캠프 측은 동시에 대규모 유세가 자칫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앙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캠프 측은 뉴햄프셔 유세에 참석하는 모든 이들을 상대로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나눠주기로 했으며 특히 참석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권장한다고 밝혔다.
이는 털사 유세 때 참석자 상당수가 마스크를 쓰지 않았던 것과 대비되는 것이라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마스크 착용에 극도의 거부감을 표출, '나홀로 노마스크' 행보를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일 인터뷰에서 마스크 착용에 대찬성이라면서 공개석상에서 쓰는 것도 문제가 없다고 태도를 바꾼 바 있다.
앞서 공화당 대선후보 출신의 친(親)트럼프 인사인 허먼 케인과 캠프 내 정치자금 모금 최고 책임자로, 트럼프 대통령 장남의 여자친구인 킴벌리 길포일 등 털사 유세에 참석했던 일부 인사들이 최근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캠프의 다른 인사들도 자가격리 조치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말 앨라배마주 유세를 계획했다가 남부 지역의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해 취소했다고 CNN이 보도하기도 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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