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급증 아랑곳않고…트럼프 연이틀 대대적 독립기념 행사
전날 러시모어산 기념행사 이어 워싱턴서 에어쇼·불꽃놀이 포함 기념식
연설도 통합보다 분열 방점…지지율 하락 속 재선용 독립기념일 이용 비판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이틀 대대적 독립기념일 행사의 전면에 선다.
메시지도 통합보다는 분열에 방점이 찍혔다. 미국 각지에서 불꽃놀이 같은 기념행사를 줄지어 취소하며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와중에 지지율 하락으로 궁지에 몰린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차 독립기념일을 이용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인 4일(현지시간) 저녁 7시 백악관에서 연설을 한다.
독립기념일을 맞아 연방정부가 준비한 '미국에 대한 경례'(Salute to America) 기념식의 일환이다.
이어 워싱턴DC 상공에서 미 해군과 공군의 특수비행팀 '블루 에인절스'와 '선더버드'가 참여하는 '에어쇼'가 펼쳐진다. 2차 세계대전에 동원된 B-29와 P-51 등의 전투기도 동참한다.
오후 9시를 좀 넘어서는 불꽃놀이가 시작된다. 미 내무부는 최근 들어 가장 규모가 큰 불꽃놀이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독립기념일에 워싱턴DC에서 공중분열과 불꽃놀이가 마련돼 전국의 인파를 끌어모으는 것은 매년 있는 일이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금요일부터 시작된 독립기념일 연휴에 전국에서 80%의 불꽃놀이 행사가 취소됐다. 불꽃놀이를 보려고 몰려든 인파가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이 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매년 독립기념일을 맞아 뉴욕에서 열리는 핫도그 먹기 대회도 군중의 집결을 막기 위해 비공개 장소에서 치러졌다. 플로리다주 일부 지역에선 해변 출입을 금하는 한편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통금령이 내려졌다.
미 보건당국 역시 이번 독립기념일 연휴가 코로나19 확진 급증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에 따라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의 필요성을 각별히 당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전날엔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까지 날아가 전야 불꽃놀이 행사에 참석했다.
조지 워싱턴 등 미국을 대표하는 전직 대통령 4명의 대형 두상이 새겨진 곳인데 7천500명의 인파가 운집했지만 마스크를 쓴 이들은 거의 없었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켜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겨냥해 "우리의 역사를 말살하고 우리의 영웅을 훼손하며 우리의 가치를 지워버리고 우리의 아이들을 세뇌하는 무자비한 캠페인"이라고 비난, 통합보다는 분열에 방점을 찍은 연설을 했다.
코로나19 부실 대응과 인종차별 반대 시위 강제진압 시도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편가르기' 연설로 지지층 결집을 시도, 재선 승리를 위해 독립기념일을 이용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없던 작년 독립기념일에도 워싱턴DC에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하고 직접 행사장에 나가 연설, 당파성 없이 축제로 치러져 온 독립기념일에 정치색을 입혔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 독립기념일에 현직 대통령이 연설에 나서거나 군용장비가 동원된 적은 거의 없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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