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최초·신혼부부 특별공급 확대…30대 내집마련 기회↑(종합)

입력 2020-07-05 08:50
생애최초·신혼부부 특별공급 확대…30대 내집마련 기회↑(종합)

국민주택은 가점제 없어질 가능성

수도권 추가 택지 확보에 임대차 3법 개정도 박차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특별지시 이행 방안 마련에 들어가면서 30대 주택 실수요자의 내집마련 기회가 넓어지고 주거불안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방침의 핵심은 자금력과 가점 부족으로 청약 시장에서 소외당하고 있는 30대 후반~40대 초반의 내집마련 기회를 넓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특별공급 비율 확대 등을 통해 젊은 층에 주택 청약 관문을 넓히고 필요한 경우 주택 공급 물량도 추가로 확보하라는 취지다.

◇ 국민주택은 특별공급으로만 채워질 수도

5일 정부 부처들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주택 청약 제도 중에서 특별공급 제도 개편을 검토 중이다.



특별공급 중에서도 생애최초와 신혼부부 특별공급 비율이 높아진다.

국민주택은 특별공급 물량이 생애최초 20%, 신혼부부 30%, 기관추천 15%, 다자녀 10%, 노부모 부양 5% 등 총 80%에 달하고 있다.

국민주택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건설하거나 주택도시기금의 지원을 받아 건립되는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이다.

여기에서 생애최초와 신혼부부에 대한 특별공급 물량 비율을 더 높이면 국민주택 청약은 아예 가점제를 제외하고 특별공급으로만 운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영주택의 경우 특별공급 비율이 신혼부부 20%, 다자녀 10%, 기관 10%, 노부모 부양 3% 등 43%인데, 신혼부부 비율을 높이고 생애최초를 추가하면 전체 특별공급 비율은 50%를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대적으로 가점제 청약 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특별공급은 투기과열지구 내 9억원 초과 아파트는 해당하지 않고 85㎡ 이하 소형평형에서만 공급되기에 전체 청약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대해 자산기준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생애최초 특별공급에는 자산기준이 있지만 신혼부부엔 없다. 청약 기회가 확대됐을 때 소득은 적지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많은 '금수저' 신혼부부들이 기회를 가져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

일각에선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대한 소득 기준을 다소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욱 많은 신혼부부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취지다. 민영주택에선 맞벌이의 경우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30% 이하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경쟁이 너무 치열해져 기존에 혜택을 볼 수 있었던 부부들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정책금융인 디딤돌(구입자금)과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의 금리를 추가 인하하기 위한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저금리 상황에서 이들 대출 금리가 시중 은행 대출과 큰 차이가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무주택 젊은층 서민의 내집마련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 신규 택지 물색에 기존 택지 밀도 상향도

정부는 이미 수도권에 3기 신도시 등 77만채의 주택 공급 계획을 추진해 왔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추가로 주택 공급량을 늘릴 수 있는지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이는 젊은 실수요자들에게 청약 기회만 확대해선 이들의 수요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사실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진작에 신규 택지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었다.



국토부는 앞서 5·6 공급대책을 발표했을 때도 "주택 공급이 더 필요한 경우 추가로 공급할 수 있도록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내 신규 공급 후보지를 관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3기 신도시에 이어 4기 신도시가 지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의 지시로 주택 추가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했는데 소규모 필지를 모은 정도로는 정책 효과가 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경기도 광명과 안산 등지의 택지 후보지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국토부는 신규 택지 지정과 관련한 내용은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며 함구하고 있다.

관건은 서울에서 택지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느냐다. 앞서 5·6 대책에서는 용산 철도 정비창 부지 개발을 통해 8천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이와 같은 유휴부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

서울 강남권에서 택지를 확보하려면 개발제한구역을 풀여야 하지만 서울시가 반대하고 있다. 서울의 개발제한구역 면적은 149.13㎢로, 강남권에선 내곡동 등이 있는 서초구가 23.88㎢로 가장 넓고 강동구(8.17㎢), 강남구(6.09㎢), 송파구(2.63㎢) 등 순이다.

국토부는 기존 택지의 용적률이나 주거비율을 높이는 등의 방식으로 택지당 공급 주택 수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가 수도권 광역교통 개선에 주력하면서 교통 여건이 좋아지게 되자 양주신도시 등 기존 2기 신도시 중에서도 인구밀도를 높이는 방안이 이미 추진되고 있다.

국토부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물량도 기존 9천가구에서 대폭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토부는 1~2년 안에 분양되는 물량을 사전청약으로 내놓는다는 방침이었지만 물량을 늘리면 그만큼 실분양 시점은 기존보다 더 멀어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서울 도심의 빈 상가 등을 고쳐 공공임대로 공급하는 방안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이는 5·6 주택 공급 계획에 포함돼 있던 내용으로, 서울 등 도심의 오피스 등 비주택을 리모델링하거나 재건축하고서 이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매입해 공공임대로 공급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최근 이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민간사업자가 오피스나 여관, 고시원 등을 임대주택으로 리모델링하거나 재건축하고 나서 LH에 팔면 LH가 이를 1인 가구를 위한 임대로 활용하게 된다.

민간사업자는 주차장 설치 의무를 가구당 0.3대 등으로 감면받을 수 있다. 대신 이 주택은 자가용이 없는 1인 가구에만 임대된다.

◇ 임대차 3법 등 세입자 보호도 물살 탈 듯

이와 함께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안 입법도 국회에서 신속히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작년 정부와 여당은 세입자 보호를 위해 전월세신고제,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임대차 3법'을 도입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나 20대 국회 회기 내 법안이 처리되지 못했다.

이에 21대 국회 개원 이후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를 도입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여러 건 발의됐다. 전월세신고제를 도입하기 위한 '부동산 실거래 신고법' 개정안이 조만간 발의되면 국회에서 임대차 3법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임대차 3법이 통과되면 세입자가 일정 기간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 집주인은 계약 갱신시 직전 임대료의 5% 이상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게 된다. 임대차 계약을 맺으면 바로 신고돼 정부가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등록임대 사업자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미성년자는 사업자 등록을 제한하고 중대 의무 위반으로 등록이 말소된 사업자는 2년 이내에 재등록하지 못하게 하며, 임차인의 보증금 피해 방지를 위해 사업자의 의무를 강화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민간임대주택 특별법' 개정안이 최근 재발의됐다.

이 내용은 작년 12·16 대책에 포함돼 있었고 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대표발의했으나 지난 국회에서 법안이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이에 최근 박 의원이 법안을 정리해 다시 발의한 것이다.

국회 관계자는 "무주택 서민이 고통받지 않도록 임대차 3법 등 세입자 보호 법안 처리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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