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풀린 미국 코로나…신규 확진 사흘 연속 최대치
CNN "19개주·워싱턴DC, 마스크 의무화"…트럼프, 독립기념일 불꽃놀이 참석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는 미국에서 3일(현지시간) 또다시 신규 환자 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미국의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5만6천566명으로 집계돼 다시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종전 최고치는 하루 전인 2일의 5만5천220명이다.
WP 집계를 기준으로 미국에서는 최근 9일 동안 일곱 차례나 코로나19 신규 환자 수 최고 기록이 경신됐다.
지역별로 보면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이날 2천99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 지역 최대 일일 신규 환자 수다.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도 951명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텍사스주에서는 7천555명의 신규 환자가 나오며 사흘 연속 7천명 선을 넘겼다.
루이지애나주에서는 1천756명의 신규 환자가 나왔는데 98%가 지역사회 전파라고 주 보건국이 밝혔다. 또 환자의 60%가 39세 이하, 43%가 29세 이하의 젊은이들이었다고 주 보건국은 설명했다.
코로나19의 새 확산지인 캘리포니아주에서는 5천688명의 신규 환자가 보고돼 누적 환자 수가 24만8천235명으로 늘었다. 신규 환자의 약 43%는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에서 나왔다. 입원 환자도 5천500명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WP는 독립기념일 연휴에 들어간 이날 최소 16개 주에서 최근 7일간의 평균 일일 신규 환자 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미국의 코로나19 재확산을 이끌고 있는 캘리포니아·텍사스·플로리다·애리조나주는 물론 앨라배마·조지아·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캐롤라이나·오하이오·오리건주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또 CNN은 최소 36개 주에서 최근 1주일간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그 전 1주일보다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이중 몬태나·아이다호·네바다·플로리다·조지아·테네시·알래스카·델라웨어주 등 9곳은 신규 환자 증가율이 50%를 넘었고, 신규 환자가 줄어든 곳은 2개 주에 그쳤다.
신규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애리조나주는 이날 남은 중환자실(ICU) 병상이 156개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주에서는 현재 전체 ICU의 91%인 1천520개가 환자를 받았고 그중 741명이 코로나19 환자다.
한동안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반대한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부터 텍사스주에서도 얼굴 가리개를 의무적으로 쓰도록 했다.
이로써 최소 19개 주와 수도 워싱턴DC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고 CNN은 집계했다.
펜실베이니아주와 시카고는 코로나19 확산지에서 오는 방문객 차단에 합류했다. 캘리포니아·텍사스·플로리다·애리조나주 등 15개 주에서 오는 사람들은 2주간 의무 격리하도록 했다.
미국에서 자택 대피령을 시행한 적 없는 주 중 하나인 아칸소주에서는 애사 허친슨 주지사가 이날 시장들에게 얼굴 가리개를 의무화할 권한을 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시장들은 얼굴 가리개를 의무화하고 이를 지키지 않는 사람을 단속할 수 있게 됐다.
테네시주도 비슷한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독립기념일 연휴에 들어가면서 미국에서는 5월 메모리얼데이 연휴 때처럼 이번 연휴가 코로나19 확산의 촉진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많다.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 주지사가 트위터에 "얼굴 가리개를 쓰고 독립기념일을 기념하라"는 글을 올린 것을 비롯해 2일 이후 이날까지 10여명의 주지사·시장이 주의를 당부하는 트윗을 올렸다고 WP는 전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에서 열리는 불꽃놀이 행사에 참석한다.
7천500명의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 두기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아 보건 전문가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오후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279만3천22명, 사망자 수를 12만9천405명으로 각각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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