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보·이] 길냥이 키워도 보험된다냥…유기견도 포기말라멍
[※ 편집자 주 = 국내 반려견과 반려묘의 수는 작년 기준으로 각각 598만마리와 258만마리로 추정(농림축산식품부 4월 발표)됩니다. 이러한 규모에도 반려동물 의료보험이 정착되지 않아 반려동물의 질병·부상은 가족에 큰 부담이 되고 유기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펫 보험 이야기, '펫·보·이' 시리즈는 반려동물 의료보장에 관한 이해를 넓히고자 사례를 중심으로 다양한 보험 정보를 소개합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30대 직장인 임화영(가명)씨는 집 근처에서 초췌한 몰골로 떨고 있는 믹스견(혼종)을 발견해 집으로 데려가 물과 사료를 주고 보살폈다.
며칠 후 어느 정도 기운을 차린 멍멍이를 동물병원에 데려가 확인했지만 양육자 정보 등을 담은 인식칩(마이크로칩)이 이식돼 있지 않았다.
자신을 잘 따르는 녀석과 함께 살기로 마음먹은 임씨는 지인의 반려견이 갑작스럽게 죽은 것을 기억해내고는 반려동물 보험에 생각이 미쳤다. 병원비용을 위해 적금을 든다 해도 돈 쓸데가 생기면 금세 해지를 하게 될 것 같고, 적금을 들어도 막상 병원비가 많이 나오면 부담을 느끼게 될지도 몰랐다.
보험에 가입하려 인터넷 가입 사이트에 접속한 임씨는 첫단계부터 낙심했다. 가장 먼저 반려동물의 나이부터 입력해야 했기 때문이다.
더 검색을 해보니 유기 동물은 반려동물 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는 글도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임씨의 강아지는 반려동물 보험에 가입조차 할 수 없는 것일까.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 실손의료보험도 가입이 가능한 나이가 있다.
대체로 만 8세까지 보험에 가입할 수 있고 갱신을 통해 20년까지 보장을 받는다. 만 8세는 사람으로 치면 약 60세에 해당한다.
일부 상품이 유기 동물의 보험 가입에 제한을 두고 있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유기 동물이거나 지인으로부터 입양해 나이를 잘 모르더라도 수의사가 추정한 나이로 가입할 수 있다. 수의사는 동물의 치아 상태로부터 나이를 추정한다.
따라서 입양한 유기견을 위해 보험에 가입한다면 먼저 동물병원에서 전체적인 검진을 거쳐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추정 나이를 확인해야 한다.
반려동물 등록번호가 없어도 가입할 수 있지만 등록증이 있으면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3개월 이상 반려견은 마이크로칩을 이식하고 당국(동물보호관리시스템 www.animal.go.kr)에 등록하는 등록제 의무 대상이지만 60∼70%가 미등록 상태로 추정된다.
보험료는 반려견은 견종과 나이, 반려묘는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반려견은 몰티즈(말티즈)를 기준으로 나이와 보장률에 따라 3만원대부터 7만원대 선이다.
고양이는 나이와 보장률에 따라 3만원대∼5만원대로 산출된다.
임씨가 입양하려는 강아지처럼 믹스견은 수의사가 알려준 품종을 기준으로 가입할 수 있다.
보험료가 높다고 느껴지는 건 아직 동물 의료보험 가입자가 많지 않은 탓이다.
업계에 따르면 900만 안팎인 반려견과 반려묘 중 보험에 가입된 동물은 약 3만마리로 추정된다.
가입자가 가장 많은 반려동물 보험 펫퍼민트를 판매하는 메리츠화재[000060]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가입자가 많아지면 보험료가 낮아지고 보장성이 강화될 뿐만 아니라 동물병원마다 제각각인 진료비용도 표준화되므로 병원비 부담도 줄어든다"면서 "결과적으로 유기 동물을 예방하는 데에도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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