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존슨 "EU와의 무역협정 합의 낙관…안되면 호주 모델 가능"
"홍콩인 자유 지지…미국, 앤드루 왕자 조사 공식요청 안 해"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유럽연합(EU)과의 무역협정 체결을 낙관하면서도, 합의가 어려울 경우 호주 모델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U가 호주와 체결한 협정은 기본적으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 기반한 느슨한 무역 관계를 갖되, 특정 상품이나 항공 등 중요한 분야에서는 별도 합의를 체결하는 방식이다.
앞서 영국과 EU는 이번 주 브뤼셀에서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을 재개했지만 큰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종료했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와 데이비드 프로스트 영국 총리 유럽보좌관 간 일대일 만남 역시 취소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LBC 라디오에 출연한 자리에서 영국 정부가 EU 규칙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냐는 지적에 "아니다, 조금도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EU는 그동안 미래관계 협상과 관련해 영국이 조세와 국가보조금, 환경 및 노동권 등과 관련해 EU 규정을 따르는 방식으로 공정경쟁환경(level playing field)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존슨 총리는 그러나 영국이 EU 법률을 준수하거나, 영국의 놀랄만한 어류자원을 넘기는 것은 잘못된 것인 만큼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사실 나는 좋은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셸(바르니에)보다 좀 더 낙관적이다"라면서 "만약 그렇지 되지 못한다면 호주 모델 협정이라는 좋은 대안이 있다"고 설명했다.
존슨 총리는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과 관련해 영국이 계속해서 홍콩인들을 옹호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우리는 홍콩에 있는 친구들을 지켜야 하며, 그들의 자유를 옹호해야 한다"면서 "1984년('영국-중국 공동선언')에 우리는 그들을 돌보겠다고 약속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범죄 사건 수사와 관련해 미국 당국이 영국 앤드루 왕자에 대한 조사를 영국 정부에 정식으로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모두가 (엡스타인의) 피해자에 연민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왕실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는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수감 중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엡스타인과 친분을 맺어 왔다.
앤드루 왕자는 엡스타인의 주선으로 미국 여성 버지니아 로버츠 주프레와 수차례 성관계를 가졌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이와 관련해 미국 수사당국은 앤드루 왕자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뉴욕 남부지검장 대행인 오드리 스트라우스는 전날 엡스타인의 전 여자친구인 길레인 맥스웰 체포 관련 기자회견에서 앤드루 왕자를 거론하면서 "우리와 얘기를 나누고자 (미국으로) 오는 것을 환영한다"면서 "그의 진술이 (수사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 수사당국은 앤드루 왕자가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거듭 비판했지만, 앤드루 왕자는 오히려 미국 법무부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전달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스트라우스 대행의 기자회견 발언 이후 앤드루 왕자 측은 "지난달 미국 법무부와 두 차례 연락했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면서 "앤드루 왕자의 법무팀은 (기자회견 내용에) 매우 어리둥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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