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필리핀, 중국의 남중국해 분쟁해역 군사훈련에 발끈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중국이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 베트남명 호앙사 군도) 인근 해상에서 군사훈련을 펼치자 베트남은 물론 필리핀도 발끈하고 나섰다.
3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중국 하이난성 해사안전국은 이달 1일부터 5일간 파라셀 군도 인근 해상에서 군사훈련을 한다며 이 기간에 일반 선박이 해당 해역에 진입해서는 안 된다고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이에 대해 레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는 베트남의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중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막기 위해 채택한 '남중국해 분쟁당사국 행동선언(DOC)' 정신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항 대변인은 또 중국의 군사훈련은 남중국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중국과 아세안 관계에도 유해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은 중국에 외교 문서를 보내 유사한 행위에 대한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부 장관도 2일 온라인 안보포럼 연설에서 이번 중국의 군사훈련을 매우 도발적이라고 언급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로렌자나 장관은 "중국이 분쟁해역에서 군사훈련을 하면 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을 주장하는 모든 당사국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라며 "매우 도발적이고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필리핀 군함과 어선 등에 대한 중국 해군, 해안경비대, 해상민병대, 어선 등의 교란 행위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초까지 발생한 것만 20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남중국해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해변을 따라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인공섬을 건설, 군사 기지화해 베트남, 필리핀은 물론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인접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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