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상공에 유성 추정 거대한 '화염 덩어리' 출현(종합)

입력 2020-07-02 15:11
일본 상공에 유성 추정 거대한 '화염 덩어리' 출현(종합)

50㎝ 정도 크기인 듯…일본유성연구회, 파편 수집 추진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상공에서 2일 새벽 유성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화염 덩어리'가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져 인터넷 공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NHK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30분쯤 도쿄 등 일본 간토(關東) 지방 각지에서 천둥이 치는 듯한 폭음이 들리면서 집이 흔들리기도 했다는 취지의 글이 SNS에 잇따라 올라왔다.

특히 같은 시간대에 촬영한 것이라는 영상이 인터넷 공간에서 급속히 공유됐다.

이 영상은 밤하늘을 환하게 밝히는 화염 덩어리가 상공에서 지상 쪽으로 빠르게 떨어지면서 잠시 후 사라지는 모습을 담고 있다.

도쿄소방청에 따르면 이 시간대에 도쿄 지역에서는 특별히 주목할 만한 화재 사건은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영상을 트위터에 공개한 가가야(KAGAYA) 씨는 "도쿄 상공에 매우 큰 화구(火球·크고 밝은 유성)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면서 떨어졌다"며 "수 분 후에 실내에서도 들을 수 있는 굉음이 났는데 관계가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썼다.

그는 이 영상을 베란다에서 찍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신스케(阿部新助) 일본대학 준교수(우주과학)를 인용해 "지구에 접근하는 1m 이상 천체를 감시하는 미 하와이 등의 관측망에 잡히지 않은 점과 보름달 정도의 밝기를 고려하면 크기가 50㎝가량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지구에 떨어지는 별똥인 1m 정도 크기의 운석은 사흘에 한 번꼴로, 50㎝급은 하루에 한 번꼴로 지구 대기권에 진입한다.

하지만 지구의 70%는 바다로 이뤄져 육상, 특히 도쿄 주변처럼 인구가 밀집한 지역에서 관측되는 것은 드문 현상이라고 아베 준교수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천둥소리가 났다는 증언 등을 근거로 이날 관측된 운석이 상공에서 공기 마찰에 따른 충격으로 파열해 일부 파편이 지상에 떨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아마추어 천문가 모임인 일본유성연구회는 지상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는 파편을 수집하기 위해 각지의 관측 데이터를 모아 낙하 궤도를 특정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아베 준교수는 "궤도를 파악하면 상공에서 모두 탔는지, 일부 파편이 낙하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운석이 관측된 것은 1996년 이바라키(茨城)현 쓰쿠바시 상공의 '쓰쿠바 운석'과 2018년 아이치(愛知)현 고마키 시의 사례가 있다.

아사히신문은 두 사례에서 각각 수백g의 운석 파편이 회수됐다고 전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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