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앞에선 철벽도 무너진다…미, 스톤월 잭슨 동상 철거

입력 2020-07-02 09:14
여론 앞에선 철벽도 무너진다…미, 스톤월 잭슨 동상 철거

남부연합 수도 사수한 장군…시민 환호 속에 동상 철거

미시시피州 깃발도 박물관으로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1861년 7월 미국 남부연합의 수도였던 버지니아주 리치먼드는 월등한 화력을 앞세운 북부군에 함락 직전의 위기였지만, 오히려 전세를 역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몇시간 동안 계속된 북부군의 대포 공격에도 자리를 지킨 뒤 총검으로 반격해 대승을 이끌어낸 지휘자 토머스 잭슨 장군은 이후 '스톤월'(돌로 만든 벽·Stonewall) 잭슨 장군으로 불리게 됐다.

버지니아의 주도 리치먼드는 1919년 스톤월 잭슨 장군의 동상을 대로변에 세워 존경심을 표시했다.

그러나 남부연합을 철벽처럼 지켰던 잭슨 장군의 동상도 조지 플로이드 사망 후 인종차별의 역사에 항의하는 여론 앞에선 철거의 운명을 피할 수 없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시간) 시 관계자들이 잭슨 장군의 동상을 철거했다고 보도했다.

철거작업이 잠시 중단될 정도로 악화한 기상환경 속에서도 자리를 지켰던 시민들은 잭슨 장군의 동상이 바닥에 내려지자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앞서 리치먼드 시장은 역사적 기념물 철거 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시민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해야 한다는 의무를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긴급규칙을 발표했다.

리치먼드시는 남부 연합의 대통령이었던 제퍼슨 데이비스의 동상 등 남부연합 관련 기념물도 추가로 철거할 예정이다.

리치먼드시와는 별개로 버지니아주 정부는 남부연합의 군사령관이었던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도 철거할 방침이다.

한편 남부 연합기 문양이 남은 주 깃발을 폐지한 미시시피주는 이날 주의회 앞에 게양됐던 깃발 3개를 박물관에 보냈다.

깃발 하강식에는 의장대가 참여했고, 깃발이 박물관으로 이송되는 과정에도 경호 차량이 동행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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