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사장 "코로나19로 '된서리'…지역본부 통폐합 필요"(종합)
"경영평가 낙제점,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여…조직문화 바꿔야"
"상반기 6천억원 적자 추정…강도 높은 구조혁신 추진"
(세종=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손병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은 한국철도가 고객만족도 조사(PCSI) 조작으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데 대해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공정의 가치를 훼손한 것에 대한 엄중한 경고의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또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상반기에만 6천억원가량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했다.
손 사장은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토교통부 출입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구조 개혁과 조직문화 혁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교통부 감사 결과 한국철도 일부 직원들이 고객인 척하고 고객만족도 조사에 끼어들어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이에 국토부는 고객만족도 조사에 응한 한국철도 전국 12개 지역본부 중 8개 본부 소속 직원 208명을 적발하고 이 중 16명을 수사 의뢰 조치했다.
또 이와 관련 철도공사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미흡(D)' 등급을 받았다. 철도공사 직원들에게는 성과급도 나가지 않는다.
손병석 사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경영평가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본질이 아니다. 경영평가보다 급한 것은 경영의 정상화"라며 조직문화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2∼3년간 철도 관련 사건·사고, 회계 오류, 연이은 파업 문제 등으로 철도공사가 과연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는가에 대해 경영진으로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철도의 주체 세력이 변화하는 시대상에 맞게 혁신을 하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정 학교 출신의 50대 남성들이 주류를 이뤄온 조직 문화는 더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과거의 상명하복식 군대 문화로는 위기 돌파가 불가능하다는 게 손 사장의 진단이다.
손 사장은 "새로운 세대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원한다"며 "노사전(노조·회사·전문가) 조직문화 혁신위원회를 만들어 미래 발전에 대비한 긍정적인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을 시급히 해결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사장은 또한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한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구조혁신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손 사장은 "올해 초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유지될 때 평균 탑승객이 작년 대비 70%가량 줄었다"며 "연말까지 영업적자가 1조원을 넘기지 않기 위해서는 2천억원 내지 3천억원의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마른 수건 쥐어짜기 식으로 비용을 줄이고 있지만, 국민 이동권 보장 측면에서 열차 감편은 고려하지 않고 있어 비용 절감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손 사장은 해법으로 내부 구조개혁을 제시했다.
그는 "내부의 비효율이나 낭비 요인을 제거해 조직을 보다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게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철도는 경영 안정성과 효율성을 위해 전국 12개 지역본부의 통폐합을 추진한다.
본사·현장의 구분 없이 인력을 효율화하고 이를 현안인 근무체계 개선과 안전 및 신규분야 인력 확충 등에 활용하기로 했다.
다만 지역본부 중 어디 한 군데를 표적으로 삼기보다는, 세부 조직을 통폐합시키고 조직의 탄력성을 확보하겠다고 손 사장은 설명했다. 또 조직 통폐합의 필요성은 노조도 공감하고 있다며 각론에서의 이견은 노조와 조율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손 사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관련해 "코로나19로 인해 친환경 서민 교통수단은 된서리를 맞고, 억제돼야 할 개인 교통 수요는 점점 늘어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새로운 교통 정책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정부와 협력해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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