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창궐' 영국, 신랑신부 결혼식 입맞춤 금지
유럽 최대피해국 풍경…반지교환 전 손씻기도 의무화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결혼식 사랑의 서약 하이라이트인 신랑·신부의 입맞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 금지될 '위기'에 처했다.
유럽 내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가장 많은 영국 얘기다.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로 다른 집에서 거주하던 신랑·신부는 결혼식 때 사회적 거리두기의 규칙을 준수하도록 새로운 지침을 마련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요컨대 이미 동거 중이 아니라면 입맞춤으로 서약을 마무리하는 전통적인 결혼식은 당분간 없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아버지와 딸이 함께 살고 있지 않았다면 팔짱을 끼고 신랑에게 인도하는 장면도 못 본다. 또 결혼반지를 교환하기 전후에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영국에서는 지난 3월 이후 결혼과 세례와 같은 모든 종교의식이 금지됐다.
내달 4일부터 다시 결혼식이 허용되지만, 사진사나 음식 준비 직원 등을 포함해 30명까지만 참석이 가능하다.
결혼식 후 떠들썩한 뒤풀이도 금지다. 다만 집에서 양가가 참석하는 잔치는 가능하고, 야외에서는 서로 다른 집에 거주하는 경우 6명 이하만 참석하는 파티는 허용된다.
침방울로 전염될 가능성을 막기 위해 축가는 한 사람만 할 수 있고 그나마 유리 뒤에서 해야 한다. 여기에 반주를 위한 연주자를 불러서는 안 되고, 사전 녹음으로 대체토록 했다.
축의금도 현장 전달보다 인터넷 뱅킹을 권장했다.
전체적으로 결혼식은 법적으로 성혼을 선언하는 부분으로 축소하는 등 최대한 시간을 짧게 하도록 하는 게 정부의 새로운 지침이다.
한편 북아일랜드에서는 야외 결혼식의 경우 10명까지 참석할 수 있고, 웨일스에서는 결혼식은 허용하되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토록 했다. 스코틀랜드는 야외 결혼식이 가능하다.
주택·지역사회·지방행정부는 또 예배에 대한 지침도 내놨다.
신도들은 교회에 가기에 앞서 예약해 지정석에 앉고, 개인이 성경을 지참해야 한다. 이슬람교도의 경우에는 예배에 쓰는 담요를 직접 챙겨가도록 했다.
신도간 대화는 필수적인 경우에만 허용하고, 잔을 같이 쓰거나 빵을 나눠 먹는 것도 금지된다.
종교 사제는 신도 접촉을 할 때 장갑을 끼고 의식을 수행 전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도록 했으며, 세례를 할 때는 소량의 물만 뿌리고, 몸 전체를 담그는 의식은 피하도록 권고했다.
세례 동안 부모들은 물이 튀지 않을 만큼 떨어져 지켜봐야 한다.
정부 대변인은 "함께 살지 않을 때는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게 지침의 내용"이라며 "지침은 1m의 거리를 두는 것이지만 결혼식 동안 안전을 어떻게 지킬지 신랑, 신부들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aayy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