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 USMCA 발효…"한국기업도 맞춤형 수출 전략 짜야"
코트라 "새 협정 발효되면 북미 역내 가치사슬 강화"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다음 달 1일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이 발효되면 북미 역내 가치사슬이 강화돼 한국도 산업별로 수출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코트라(KOTRA)는 29일 'USMCA 발효에 따른 산업별 영향·시사점' 보고서에서 "USMCA로 원산지와 노동 규정이 강화하면 북미 사업 생태계가 변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USMCA와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차이점을 비교해보면 ▲ 원산지 규정 강화 ▲ 노동 가치 비율 도입 ▲ 3년 임상 정보 독점권 인정 조항 삭제 ▲ 비시장국가와 FTA 체결 희망 때 협상 개시 3개월 전 통보 등 네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원산지 규정을 보면 자동차 수출 때 무관세를 적용받으려면 역내(미국·멕시코·캐나다 내) 생산 부품 비중을 기존 62.5%에서 75%까지 늘려야 한다.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철강·알루미늄의 70%는 북미 제품이어야 하며, 자동차 부품 생산 인력의 임금이 시간당 16달러 이상(부가급부 제외)이어야만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USMCA에선 기존 의약품의 새로운 용도에 특허를 인정하는 조항과 3년 임상 정보 독점권 인정 조항을 삭제했다. 에버그린 전략을 통한 특허 기간 연장 방지를 위한 조치다. 에버그린은 제약사가 신약 특허 시기를 조정해 여러 유형의 개량 특허를 받음으로써 독점기간을 연장하고, 복제의약품의 시장 진입을 차단하는 방법이다.
비시장국과 FTA 관련 조항을 넣은 것은 캐나다와 멕시코가 중국과 FTA를 체결할 경우 중국산 제품이 미국으로 우회 수출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조치다.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USMCA 체결로 자국 국내총생산(GDP)이 0.35% 상승하고 일자리가 0.12%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대캐나다, 멕시코 수출은 5.9%, 6.7%, 수입은 4.8%, 3.8% 각각 증가해 북미 3국 간 무역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는 북미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목소리도 담겼다. 원산지·노동 규정 변화에 대해 캐나다, 멕시코에 진출한 우리 자동차부품 및 철강기업은 미국 진출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자동차·부품 분야의 경우 차세대자동차의 역내가치사슬에 편입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추진해야 하며, 철강 분야는 수입규제 면제가능 품목을 발굴하고 현지제휴나 합작투자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평오 코트라 사장은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기조와 맞물려 역내가치사슬이 강화하고 있다"면서 "USMCA 발효에 대응해 우리 기업도 투자 진출 방법을 다양화한다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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