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지방선거서 이달고 파리시장 재선 유력
사회당 소속 여성시장 이달고, 출구조사서 50% 득표 예측
2014년 여성 최초로 민선 파리시장 당선…재선확정시 대권주자 입지 다질듯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28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안 이달고(60) 파리시장이 출구조사에서 크게 우세한 결과가 나와 재선이 유력해졌다.
사회당(PS·중도좌파) 소속인 이달고 시장은 이날 지방선거 결선투표 종료 후 여론조사기업 해리스인터렉티브가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 50.2%의 득표율로 경쟁자들을 가볍게 제칠 것으로 예측됐다.
경쟁 후보인 공화당(LR·중도우파) 라시다 다티(54) 전 법무장관은 32%, 집권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중도) 아녜스 뷔쟁 전 보건장관은 16%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달고 시장이 녹색당(EELV)과 좌파진영을 아울러 구성한 선거동맹 '파리 앙 코묑'(Paris en Commun. 다수의 파리)은 대중교통망 확대와 승용차 통행 억제, 공원 등 녹지 확대, 차상위계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확충 등 친환경과 서민복지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30대에 사회당에 입당한 그는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마르틴 오브리 전 노동장관의 보좌관으로 일했으며, 베르트랑 들라노에 전 파리시장 재임 시 13년간 부시장으로 일하며 파리 시정을 속속들이 잘 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들라노에 전 시장의 후광에 힘입어 파리시장 선거에서 승리했다.
19세기 파리시민과 노동자가 봉기해 수립한 혁명적 자치정부인 파리 코뮌이 붕괴한 뒤 폐지된 파리시장직이 1977년 부활하고서 여성이 시장에 당선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스페인 태생인 이달고 시장은 두 살 때 부모를 따라 프랑스로 이주, 14세 때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으며, 현재 프랑스와 스페인 국적을 모두 갖고 있다.
이번에 출구조사 결과대로 재선을 확정지으면 대권 예비주자로서 입지를 더욱 견고하게 다질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에서 파리시장직은 보통 대권으로 향하는 징검다리로 여겨진다.
과거 18년간 파리시장을 지낸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은 이를 발판으로 곧장 1995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의 최측근이었던 벤자맹 그리보 전 정부대변인(장관급)이 성(性) 동영상 유출로 파리시장 선거전서 일찌감치 낙마한 데 이어, 대타로 내보낸 뷔쟁 전 보건장관도 3위에 그치면서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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