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국회 해산설에 일본야당 공조 모색…합당 논의도 주목

입력 2020-06-27 15:58
아베 국회 해산설에 일본야당 공조 모색…합당 논의도 주목

선거 때 야권표 분산…번번이 여당에 밀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지지율이 급락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중의원을 해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대두하자 일본 야당은 공조를 모색하고 있다.

27일 아사히(朝日)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 일본에서 가장 큰 전국 단위 노조 중앙조직인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약칭 렌고<連合>) 수장이 전날 만나 차기 중의원 선거 때 정책 공조를 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가운데 행정 및 노동관련 제도의 약점을 극복할 사회의 모습에 관해 논의하고 8월까지 이를 토대로 차기 중의원 선거를 위한 공통의 정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모임에는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입헌민주당 대표,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郞) 국민민주당 대표, 고즈 리키오(神津里季生) 렌고 회장이 참석했다.

에다노 대표는 회담이 끝난 후 아베 총리가 중의원을 조기 해산해 총선이 실시될 가능성을 거론하고서 "힘을 합해서 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중의원 선거 공조를 계기로 두 야당의 합당 논의가 다시 탄력을 받을지도 주목된다.

이들은 앞서 '민진당' 간판을 달고 함께 하다 2017년 9∼10월 분당 사태를 겪었다.

작년 말에 소수 야당인 사민당까지 3당의 합당을 추진했으나 올해 1월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이와 관련해 국민민주당의 한 중견 의원은 "선거가 있으면 다 떨어지고 만다. 강제로라도 합당을 (해야 한다)"이라며 렌고를 매개로 한 합당 추진을 요구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이달 초 에다노 대표와 다마키 대표는 비공식 회담을 열었으며, 양측이 합당에 관한 의견을 나눴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실제 합당이 성사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다마키 대표는 26일 열린 3자 회담에 관해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고 말했으나 주변에는 "3자 협의에서 합당을 이야기할 생각은 없다"고 밝히는 등 합당론과 거리를 두고 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전했다.



그간 아베 정권은 여러 실정으로 유권자의 비판을 받았음에도 야당은 선거 때마다 맥을 못 추고 여당에 밀렸다.

야당이 제대로 공조하지 못해 표가 분산됐고 민주당 정권 시절 쌓은 무능하다는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코로나19 대응 미숙이나 측근의 금품 선거 의혹으로 지지율이 매우 낮아졌으며 이런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연내에 중의원을 해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돌고 있다.

그는 여론의 동향과 더불어 후보 단일화나 합당 등 야당의 공조 및 선거 준비 태세를 살펴 해산 여부와 시기 등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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