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스마트] 틱톡·네이버가 내 정보 긁어갔다?…애플發 논란에 '손사래'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애플이 iOS 새 버전에서 사생활 보호 기능을 강화하면서 여러 앱이 개인정보를 훔쳐 간 것으로 의심받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23일 베타(시험) 버전 배포가 시작된 iOS 14에는 앱이 클립보드에 접근할 때 알려주는 기능이 추가됐다. 글자를 복사·붙여넣기 할 때 임시 저장되는 공간인 클립보드를 앱이 이용자 몰래 들여다보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이다.
그런데 중국산 동영상 앱 '틱톡'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iOS 14가 설치된 기기에서 틱톡을 실행해 문자를 입력하면 '틱톡이 다른 기기에서 붙여넣기를 했다(TikTok pasted from another device)라는 알림이 계속해서 뜬 것이다.
해외 유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와 전문 매체 등은 이를 두고 "틱톡이 내가 휴대전화에 입력하는 글자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틱톡은 이전에도 여러 번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휘말린 적이 있다.
그러나 틱톡 측은 이런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틱톡의 국내 홍보 대행사는 "해당 내용은 사실무근"이라며 "틱톡 사용자 데이터는 틱톡 앱을 통해 전송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틱톡 측은 "iOS의 업데이트 버그로, 스팸 방지 기능의 오류로 촉발된 것"이라며 "스팸 방지 기능을 제거하는 앱의 업데이트 버전을 애플 측에 요청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SNS 등을 통해 일부 앱으로 논란이 번졌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앱 중 하나인 네이버를 이용할 때 '네이버가 다른 기기에서 붙여넣기를 했다'라는 메시지가 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붙여넣기 기능 지원을 위해 앱이 백그라운드에서 포어그라운드로 올라올 때 텍스트 존재 여부 확인차 일회성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편의 제공을 위해 다른 서비스들도 일반적으로 갖춘 보통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측은 "이용자들이 오해할 소지가 있는 점을 고려해 앱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이들 앱이 이용자의 클립보드에 담긴 내용을 몰래 긁어간 정황은 없다.
다만, 내밀한 이용자 정보가 담기는 클립보드라는 공간에 앱이 수시로 접근해왔다는 사실이 새삼 확인됐다. 이에 클립보드 접근에 대한 개인정보보호의 기준도 사용자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는 교훈을 개발자들에게 남겨줄 전망이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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