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주질환, 감기 제치고 환자 수 1위…잇몸의 'SOS' 귀 기울여야

입력 2020-06-27 07:30
치주질환, 감기 제치고 환자 수 1위…잇몸의 'SOS' 귀 기울여야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잇몸이 붓거나 양치할 때 피가 나더라도 아프지 않다는 이유로 간과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잇몸이 자주 붓고 피가 나는 건 잇몸의 '긴급 구조신호'일 수 있다며 조기에 치과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별다른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치주질환을 방치했다가 치아가 빠질 정도로 악화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27일 서울대학교치과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병원을 찾은 환자가 가장 많은 질환은 '치은염 및 치주질환'으로 집계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9년 '외래 다빈도 상병 통계' 결과 치은염 및 치주질환은 총 환자 수 1천673만명,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총액 1조5천321억원으로 환자 수와 급여비 총액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치주질환이 줄곧 1위를 차지하던 급성 기관지염(감기)을 밀어낸 셈이다. 급여비는 전체 의료비 중에서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한 금액이다.

치주질환은 치아 주위 조직인 치은(잇몸), 치주인대, 치조골에서 일어나는 염증 질환이다. 플라크로 불리는 '치태'와 치태가 쌓여 석회화된 '치석'이 원인이다.



구강 내 세균과 음식물에 의해 형성되는 치태는 제때 제거하지 않으면 치석을 만들어 치주질환을 유발한다. 치석이 잇몸과 치아 사이를 벌어지게 하고 이 사이에 세균이 침투해 염증이 심해진다. 잇몸이 붓거나 피가 나는 증상을 동반한다.

염증이 잇몸에만 국한하면 치은염, 적절히 치료하지 않아 염증이 잇몸뼈인 치조골까지 번지면 치주염이다.

치은염은 스케일링 등 간단한 치료만으로 회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큰 통증이 없는 치은염의 특성상 환자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치주염으로 발전하면 치아가 흔들리거나 잇몸이 내려가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 음식을 씹을 때 힘이 없는 느낌이나 통증이 생기면 치주염을 의심하고 치과를 찾아야 한다. 방치하면 치아를 상실할 수 있다.

치주질환은 정기 검진과 스케일링으로 예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스케일링은 연 1회 건강보험에서 지원하기에 잊지 않고 챙겨야 한다.

치주질환 치료 후에도 올바른 칫솔질과 치실 등으로 구강 건강을 챙겨야 한다. 특히 자주 재발하는 치주질환의 특성상 치료 후 일정 간격 병원에 방문해 치태와 잇몸 관리 상태를 점검하는 게 좋다.

조영단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치료했더라도 평상시 미흡하게 관리하면 언제든 치주질환이 재발할 수 있다"며 "3∼6개월 간격으로 치과에 방문해 유지관리치료를 받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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